[취재수첩]안전사고 예방에는 휴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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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08. 10(월) 18:33 가+가-
휴일인 지난 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안군 삼향읍 무안제일풍경채 앞 사거리. 차량 통행이 이어지는 도로 한복판에 고라니 한 마리가 쓰러져 있었다. 차량과 충돌한 것으로 보였고, 뒤따르던 차량이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급제동하거나 차선을 바꿀 경우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곧바로 무안군청 상황실에 신고했다. 현장 위치와 상황을 설명하면 담당 부서에 연락해 신속하게 조치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돌아온 질문은 예상 밖이었다.
“고라니가 죽었습니까, 살아 있습니까?” 살아 있으면 축산 관련 부서, 죽었으면 환경 관련 부서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순간 의문이 들었다. 지금 중요한 것이 고라니의 생사에 따라 담당 부서를 가르는 일일까. 아니면 도로 위 위험요인을 먼저 없애 군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일까.
더 답답했던 것은 그 이후였다. 다시 연락해 온 상황실 직원은 주말이라 당장 현장에 나갈 직원이 없어 담당자를 찾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업무분장이 필요한 것은 이해한다. 살아 있는 야생동물과 사체의 처리 주체가 다른 것도 행정 내부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행정기관 내부의 사정이다. 위험한 상황을 발견해 신고한 군민이 어느 부서 소관인지부터 판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안전 신고의 원칙은 단순해야 한다. 선(先) 안전조치, 후(後) 업무분장 이다.
현장을 먼저 확인하고 차량 통행에 위험이 있다면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2차 사고를 막아야 한다. 이후 고라니가 살아 있는지, 사체인지에 따라 적절한 부서가 후속 조치를 하면 된다. 행정의 업무분장이 군민의 안전보다 앞설 수는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주말이라 사람이 없다’는 설명이다.
사고와 재난이 평일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말에는 나들이 차량 등 이동량이 늘면서 평일과 다른 위험이 발생한다. 행정기관의 정규 업무는 멈출 수 있어도 안전 대응까지 멈춰서는 안된다.
이번에는 고라니 한 마리였다. 하지만 다음에는 도로 위 낙하물일 수도 있고,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나 시설물 붕괴, 대형 교통사고일 수도 있다.
무안군이 이번 일을 단순한 로드킬 민원 하나로 넘겨서는 안되는 이유다. 주말·야간 긴급민원 대응체계를 다시 점검하고, 도로 위 위험 신고가 접수됐을 때 누가 현장을 확인하고 관계기관과 협조하며 초동조치를 책임질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안전에는 휴일이 없다. 행정의 책임에도 휴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무안=김상호 기자
곧바로 무안군청 상황실에 신고했다. 현장 위치와 상황을 설명하면 담당 부서에 연락해 신속하게 조치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돌아온 질문은 예상 밖이었다.
“고라니가 죽었습니까, 살아 있습니까?” 살아 있으면 축산 관련 부서, 죽었으면 환경 관련 부서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순간 의문이 들었다. 지금 중요한 것이 고라니의 생사에 따라 담당 부서를 가르는 일일까. 아니면 도로 위 위험요인을 먼저 없애 군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일까.
더 답답했던 것은 그 이후였다. 다시 연락해 온 상황실 직원은 주말이라 당장 현장에 나갈 직원이 없어 담당자를 찾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업무분장이 필요한 것은 이해한다. 살아 있는 야생동물과 사체의 처리 주체가 다른 것도 행정 내부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행정기관 내부의 사정이다. 위험한 상황을 발견해 신고한 군민이 어느 부서 소관인지부터 판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안전 신고의 원칙은 단순해야 한다. 선(先) 안전조치, 후(後) 업무분장 이다.
현장을 먼저 확인하고 차량 통행에 위험이 있다면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2차 사고를 막아야 한다. 이후 고라니가 살아 있는지, 사체인지에 따라 적절한 부서가 후속 조치를 하면 된다. 행정의 업무분장이 군민의 안전보다 앞설 수는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주말이라 사람이 없다’는 설명이다.
사고와 재난이 평일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말에는 나들이 차량 등 이동량이 늘면서 평일과 다른 위험이 발생한다. 행정기관의 정규 업무는 멈출 수 있어도 안전 대응까지 멈춰서는 안된다.
이번에는 고라니 한 마리였다. 하지만 다음에는 도로 위 낙하물일 수도 있고,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나 시설물 붕괴, 대형 교통사고일 수도 있다.
무안군이 이번 일을 단순한 로드킬 민원 하나로 넘겨서는 안되는 이유다. 주말·야간 긴급민원 대응체계를 다시 점검하고, 도로 위 위험 신고가 접수됐을 때 누가 현장을 확인하고 관계기관과 협조하며 초동조치를 책임질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안전에는 휴일이 없다. 행정의 책임에도 휴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