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 조기 정상화’ 광주·전남 공동 대응 나서야
[심층분석]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갈등
광주시 “재추진” vs 국토부 “불가” 고수
‘2018년 통합 협약’ 뇌관 재점화 우려↑
전남·무안 등 돌리게 하는 고립된 전략
대통령실 TF 가동전 협력 의지 꺾일 수도
‘서남권 항공망’ 근본 재설계 여론 꿈틀
광주시 “재추진” vs 국토부 “불가” 고수
‘2018년 통합 협약’ 뇌관 재점화 우려↑
전남·무안 등 돌리게 하는 고립된 전략
대통령실 TF 가동전 협력 의지 꺾일 수도
‘서남권 항공망’ 근본 재설계 여론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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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1. 17(월) 20:46 가+가-
사진은 무안국제공항 전경 /전남도청 제공
무안국제공항이 제주항공 참사 이후 11개월째 ‘폐쇄’ 상태인 가운데 광주시가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면서 역설적으로 ‘서남권 항공망’의 근본적 재설계 여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광주시의 주장은 당장 발등의 불인 ‘시민 불편’과 ‘경제 피해’를 해소하겠다는 명분이지만, 이 카드는 수면 아래 잠겨 있던 광주-전남-무안 간의 해묵은 갈등, 즉 ‘2018년 공항 통합 협약’이라는 뇌관을 정면으로 건드렸다는 지적이다.
‘임시 취항’이라는 단기적 실리를 쫓는 광주시의 행보가 ‘군공항 이전’이라는 장기적 대의를 흔들고 있다는 비판과, ‘죽어가는 경제를 외면 말라’는 반박이 정면 충돌하며 불필요한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
◇명분은 ‘긴급성’…장벽은 ‘현실성’
광주시가 지난 4월 1차 신청 반려에도 불구하고 국제선 임시 취항 재추진을 공식화한 결정적 계기는 국토교통부가 ‘2025년 동계 항공 일정’(2026년 3월까지)에서 무안공항을 완전히 제외했기 때문이다. 내년 3월까지 호남권 하늘길이 공식적으로 막힌 셈이다.
광주시는 무안공항 정상화가 기약 없는 상황에서 약 2천억원의 매출 손실 등 고사 직전인 지역 관광업계와 시·도민의 불편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우선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가 공항 정책’(무안 통합)과 ‘부정기편 허가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국제선 운항에 필수적인 CIQ(검역·세관·출입국) 시설 구축도 난제다. 광주시는 4억-5억원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하지만 관계 부처 기준을 맞추려면 최소 20억원 이상이 든다는 반론이 팽팽하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다. CIQ 설치에는 최소 4-5개월이 소요된다. 수십억원을 들여 시설을 완공할 때 쯤엔 무안공항이 재개항할 수도 있다는 ‘실익 없음’의 논리가 광주시가 내세운 ‘긴급성’의 명분을 무색하게 한다.
◇갈등의 본질은 ‘2018년 협약’ 파기
표면적인 기술, 행정적 문제보다 더 심각한 난제는 ‘신뢰의 붕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2018년 8월 광주시·전남도·무안군이 체결한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통합 이전’ 협약이 ‘사실상 파기’ 상태에 이르렀다는 데 있다.
전남도와 무안군의 시각에서 광주시의 이번 ‘임시 취항’ 요구는 ‘시민 불편’을 명분 삼아 광주공항 국제선 기능을 ‘존치’시키려는 전략 아니냐는 해석을 만들수도 있다.
특히 대통령실 주관 ‘광주 군공항 이전 TF’ 가동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터진 이번 논란은 전남도와 무안군의 협력 의지를 꺾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 ‘공항 이원화’ 만지작
역설적으로 무안공항의 기능 마비 사태와 이번 ‘임시 취항’ 논란은 ‘서남권 항공망’의 근본적인 재설계 요구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무안공항 참사 과정에서 드러난 국제표준 미달의 콘크리트 구조물이나 ‘활주로이탈방지시스템(EMAS)’ 미설치 등 심각한 안전 문제, 그리고 개항 이래 지속된 40%대의 저조한 탑승률 등 총체적 실패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광주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안전하지도, 가깝지도, 이젠 열리지도 않는’ 무안공항으로 광주공항을 통합하라는 기존 논리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광주공항은 여객 중심으로 부활시키고, 무안공항은 화물 물류 특화 공항으로 발전시키자”는 ‘공항 이원화’ 주장까지 공론화하려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광주시의 이번 승부수가 ‘보여주기’에 그치든, ‘실리’를 위한 포석이든,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시킨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며 “문제는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 복잡한 방정식을 다시 풀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도 “광주시의 ‘임시 취항’ 요구는 국토부, 전남도, 무안군 모두를 적으로 돌리는 고립된 전략”이라며 “광주시가 임시 취항 요구를 즉각 철회하고 ‘무안공항 조기 정상화 및 서남권 항공망 복원’을 위한 광주·전남 공동 대응을 제안하는 게 순리에 맞는 공항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주관 TF 등 상위 레벨의 논의기구에서 ‘2018년 협약’을 대체할 새로운 ‘서남권 항공망 마스터플랜’ 수립을 공식 제안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
광주시의 주장은 당장 발등의 불인 ‘시민 불편’과 ‘경제 피해’를 해소하겠다는 명분이지만, 이 카드는 수면 아래 잠겨 있던 광주-전남-무안 간의 해묵은 갈등, 즉 ‘2018년 공항 통합 협약’이라는 뇌관을 정면으로 건드렸다는 지적이다.
‘임시 취항’이라는 단기적 실리를 쫓는 광주시의 행보가 ‘군공항 이전’이라는 장기적 대의를 흔들고 있다는 비판과, ‘죽어가는 경제를 외면 말라’는 반박이 정면 충돌하며 불필요한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
광주시가 지난 4월 1차 신청 반려에도 불구하고 국제선 임시 취항 재추진을 공식화한 결정적 계기는 국토교통부가 ‘2025년 동계 항공 일정’(2026년 3월까지)에서 무안공항을 완전히 제외했기 때문이다. 내년 3월까지 호남권 하늘길이 공식적으로 막힌 셈이다.
광주시는 무안공항 정상화가 기약 없는 상황에서 약 2천억원의 매출 손실 등 고사 직전인 지역 관광업계와 시·도민의 불편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우선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가 공항 정책’(무안 통합)과 ‘부정기편 허가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국제선 운항에 필수적인 CIQ(검역·세관·출입국) 시설 구축도 난제다. 광주시는 4억-5억원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하지만 관계 부처 기준을 맞추려면 최소 20억원 이상이 든다는 반론이 팽팽하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다. CIQ 설치에는 최소 4-5개월이 소요된다. 수십억원을 들여 시설을 완공할 때 쯤엔 무안공항이 재개항할 수도 있다는 ‘실익 없음’의 논리가 광주시가 내세운 ‘긴급성’의 명분을 무색하게 한다.
◇갈등의 본질은 ‘2018년 협약’ 파기
표면적인 기술, 행정적 문제보다 더 심각한 난제는 ‘신뢰의 붕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2018년 8월 광주시·전남도·무안군이 체결한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통합 이전’ 협약이 ‘사실상 파기’ 상태에 이르렀다는 데 있다.
전남도와 무안군의 시각에서 광주시의 이번 ‘임시 취항’ 요구는 ‘시민 불편’을 명분 삼아 광주공항 국제선 기능을 ‘존치’시키려는 전략 아니냐는 해석을 만들수도 있다.
특히 대통령실 주관 ‘광주 군공항 이전 TF’ 가동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터진 이번 논란은 전남도와 무안군의 협력 의지를 꺾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 ‘공항 이원화’ 만지작
역설적으로 무안공항의 기능 마비 사태와 이번 ‘임시 취항’ 논란은 ‘서남권 항공망’의 근본적인 재설계 요구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무안공항 참사 과정에서 드러난 국제표준 미달의 콘크리트 구조물이나 ‘활주로이탈방지시스템(EMAS)’ 미설치 등 심각한 안전 문제, 그리고 개항 이래 지속된 40%대의 저조한 탑승률 등 총체적 실패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광주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안전하지도, 가깝지도, 이젠 열리지도 않는’ 무안공항으로 광주공항을 통합하라는 기존 논리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광주공항은 여객 중심으로 부활시키고, 무안공항은 화물 물류 특화 공항으로 발전시키자”는 ‘공항 이원화’ 주장까지 공론화하려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광주시의 이번 승부수가 ‘보여주기’에 그치든, ‘실리’를 위한 포석이든,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시킨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며 “문제는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 복잡한 방정식을 다시 풀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도 “광주시의 ‘임시 취항’ 요구는 국토부, 전남도, 무안군 모두를 적으로 돌리는 고립된 전략”이라며 “광주시가 임시 취항 요구를 즉각 철회하고 ‘무안공항 조기 정상화 및 서남권 항공망 복원’을 위한 광주·전남 공동 대응을 제안하는 게 순리에 맞는 공항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주관 TF 등 상위 레벨의 논의기구에서 ‘2018년 협약’을 대체할 새로운 ‘서남권 항공망 마스터플랜’ 수립을 공식 제안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