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개최하는 등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장외투쟁의 사전적 의미는 ‘국회 밖에서 하는 정치 투쟁’이다. 국회 보좌진들의 뉴스레터인 ‘셀럽(SELUB)’ 17일 자에 따르면 여야는 우리나라 정치사의 주요 변곡점마다 장외투쟁을 실행해 왔다.

정치권의 장외투쟁은 야권이 집권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정국 돌파 수단으로 종종 활용돼 온 것이 사실이다. 국회 내에서 더 이상 대화와 타협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거리로 나가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정권을 압박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됐던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장외투쟁은 1956년 7월로 기록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이승만 정권이 지방선거 입후보자를 검거 및 후보 등록을 방해하자 이에 반발해 민주당(당대표 조병옥) 등 야당연합이 ‘국민주권옹호투쟁위원회’를 조직하며 장외투쟁에 나선 것이다.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9년 8월에는 신민당(김영삼)이 ‘YH사건’과 관련해 철야 농성을 벌였다.

전두환 정권 때인 1986년에는 신한민주당(김영삼)의 직선제 개헌 요구 장외투쟁이 잘 알려져 있다. 이 장외투쟁으로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 직선제라는 성과를 공유하게 된다.

보수정당 최초의 장외투쟁은 1998년 9월에 있었다. 이때는 50년 만의 수평적 정권 교체 결과로 김대중 정권이 탄생한 이후였다.

당시 한나라당(이회창)이 대선자금 불법 모금과 관련된 이른바 ‘세풍사건’ 검찰 수사,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의 한나라당 의원 영입 작업 등에 대한 반발로 33일간 장외투쟁을 시작했던 것.

노무현 정권 때는 한나라당(박근혜)이 사학법 개정 반대 거리투쟁을 벌였으며, 이명박 정권 때는 ▲대통합민주신당(손학규)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거리투쟁 ▲민주당(정세균)의 미디어법 처리 원천무효 장외투쟁 ▲민주당(손학규) 4대강 예산안 단독처리 반발 전국 순회투쟁 등이 이어졌다.

박근혜 정권 당시에는 ▲민주당(김한길)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국정조사 촉구 장외투쟁 ▲새정치민주연합(문재인) 세월호 희생자 가족 동조 단식투쟁 등이 벌어졌다.

문재인 정권 때는 ▲자유한국당(홍준표) 드루킹 불법댓글 특검 요구 단식 농성 ▲자유한국당(황교안)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사퇴 촉구 장외 투쟁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다.

윤석열 정권 때인 현재는 더불어민주당(이재명)이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및 검사독재 규탄대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 ▲채상병 특검법 거부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 ▲윤석열 탄핵안 가결 촉구 집회 등을 개최했다.

정치권의 장외투쟁 결과, 주목되는 성공 사례도 적지 않았다. 2005년 12월 한나라당 ‘사학법’ 개정 투쟁은 여당의 사학법 재개정안을 이끌어 냈다. 2008년 6월 대통합민주신당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및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란 성과를 얻었다.

2016년 10월 더불어민주당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 및 탄핵 촉구’ 집회는 결국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귀결됐다.

‘셀럽’ 측은 “정치권의 장외투쟁은 거대 양당의 대립이 심화된 2010년 중반 이후 장외투쟁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나라 정당사에서 수많은 장외투쟁이 있었지만 성공 사례는 많지 않으며 성공한 장외투쟁은 폭넓은 국민적 동의와 지지가 있었다”고 분석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