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에 이어 주민등록증까지 스마트폰에 들어가니 이젠 정말 지갑 들고 다닐 일이 없을 것 같아요. 분실 걱정도 덜었구요.”

1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행정복지센터에는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을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진>

주민등록증은 1968년 11월부터 줄곧 실물 형태로 발급됐으나, 지난해 12월 세종 등지에서 모바일 방식의 시범 발행이 시작됐다. 이후 지난 14일부터 전국 어디서든 주소지 관할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이 가능해졌다. 오는 28일부터는 주소지 관할 주민센터가 아니더라도 발급할 수 있게 된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 방식은 ‘IC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받거나,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를 촬영하는 두 종류로 나뉜다.

IC 주민등록증은 주소지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칩’이 내장된 실물 주민등록증을 새롭게 신청, 발급 받은 후 ‘대한민국 모바일 신분증’ 애플리케이션에 등록 및 인증 절차를 거치면 된다.

QR 코드 촬영 방식은 동 행정복지센터 신청 창구에서 보여주는 QR 코드를 촬영한 뒤 인증 과정을 마치면 즉시 발급된다.

두 방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비용과 기기 변경에 따른 유지 여부다.

IC 방식은 주민등록증을 최초 발급하는 2008년생을 제외하곤 1만원의 발급 비용이 든다. 반면 QR 코드 촬영 방식은 무료다.

다만 QR 코드 촬영 방식은 인증 과정을 거친 기기에 한해서만 효력이 있다. 때문에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변경할 경우 재차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발급 절차를 밟아야 한다.

IC 주민등록증은 ‘계정 생성’ 개념이어서 기기를 바꿔도 새롭게 접속만 하면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이용할 수 있다.

이날 두 방법의 차이점을 안내 받은 한 시민은 QR 코드 촬영 방식을 선택했고, 단 5분 만에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등록했다.

치평동 주민 정모(40대·여)씨는 “스마트폰으로 결제가 가능해 신분증 등이 들어 있는 지갑은 두고 다니는 편인데, 병원 진료 등 정작 필요할 때 없어서 집으로 되돌아가는 일이 종종 있었다”며 “이젠 정말로 지갑을 안 들고 다녀도 될 것 같다. 분실 걱정도 사라져 뭔가 마음이 편하다”고 웃어 보였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신청한 이들 대부분은 직원들 안내에 따라 손쉽게 발급받았지만, 일부는 시스템이 실물 주민등록증의 사진과 현재 모습이 일치하지 않다고 판단해 발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다행히 행안부가 이 같은 경우를 대비해 동 행정복지센터 직원이 직접 확인하고 등록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둬 타지에 주소지를 둔 이들 말고는 발급을 받지 못하는 사례는 없었다.

서구 관계자는 “처음 시행되는 제도라 아직은 낯설지만 점차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방문 전에 애플리케이션을 미리 설치하고 실물 주민등록증을 지참하면 발급 절차를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한편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 첫날인 지난 14일 광주 5개 자치구 신청 현황(IC·QR)은 동구 122건(13건·109건), 서구 201건(50건·151건), 남구 157건(29건·128건), 북구 339건(76건·263건), 광산구 250건(61건·189건)으로 집계됐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