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최근 5년 나주 지역화폐 구매 無…지역 상생 ‘뒷전’
온누리상품권 255억7천여만원 구매 대조적
구내식당 金 휴무…상권 활성화 취지 무색
지역인재 의무비율 달성…실제 채용 13.8%
신정훈 “지역상권·인재 혜택 체감토록 해야”
2026. 10. 20(화) 19:41 가+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의 지역 상생 노력이 형식적인 실적 관리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나주혁신도시에 자리한 한국전력은 최근 5년간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구매 실적이 전무했다. 구내식당 휴무일은 직원들의 수도권 이동이 많은 금요일에 집중됐으며, 지역인재 채용도 법정 의무비율을 달성했지만 전체 신규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8%에 불과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이 2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나주혁신도시 소재 한국전력·전력거래소·한전KPS·한전KDN 등 4개 공공기관의 온누리상품권 구매액은 총 346억6천314만1천원이었다.

반면 지역사랑상품권 구매액은 8천488만원으로, 온누리상품권 구매액의 0.25%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한전은 같은 기간 온누리상품권을 255억7천846만원어치 구매했지만 지역사랑상품권은 단 한 푼도 사들이지 않았다.

나주시는 2007년부터 지역화폐를 발행해 왔다. 전국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액도 2018년 4천억원에서 2025년 22조4천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온누리상품권이 전통시장과 상점가 등을 중심으로 사용되는 것과 달리 지역사랑상품권은 해당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해 지역 상권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차이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과도 맞물려 있다는 지적이다. 신 의원은 지난 19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전 사장에게 “지역사랑상품권 구매 실적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에 없기 때문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실제 재정경제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편람에는 온누리상품권 구매 실적에 0.3점이 배정돼 있지만 지역사랑상품권은 평가 항목에서 빠져 있다. 반면 온누리상품권 발행을 주관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동반성장평가에는 두 상품권의 구매 실적이 모두 반영된다. 신 의원은 평가 기준의 불균형을 지적하며 지역사랑상품권 구매 실적도 경영평가에 반영하도록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구내식당 휴무제도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 필요성을 언급한 뒤 정부는 3월 공공기관에 월 4회 이상 중식 휴무 확대를 권고했다.

그러나 한전·한전KPS·한전KDN은 금요일에, 전력거래소는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 구내식당 휴무제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한전 사장에게 직원들의 출장과 연가가 가장 많은 요일을 물은 뒤 “금요일에 구내식당을 쉬는 게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느냐”고 추궁했다. 이어 이 같은 운영 방식을 두고 “눈가리고 아웅”이라고 비판했다.

지역인재 채용 역시 제도적 한계를 드러냈다. 혁신도시특별법에 따라 이전 공공기관은 의무채용 적용 대상 인원의 30% 이상을 지역인재로 채용해야 한다. 한전은 최근 5년간 매년 의무비율을 달성했지만, 전체 신규채용 3천383명 가운데 지역인재는 466명으로 13.8%에 그쳤다. 2025년에도 전체 신규채용 988명 중 지역인재는 162명(16.4%)이었다.

경력직·연구직과 소규모 채용 분야 등에 적용되는 예외규정으로 의무채용 대상이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의무채용 비율을 충족하더라도 전체 채용에서 지역인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의원은 “혁신도시 조성과 공공기관 이전의 본래 목적은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다”며 “이전 공공기관들이 평가 기준을 충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상권과 지역인재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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