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문화재단 존속법인, 조직의 안정을 기준으로 / 이난영
2026. 09. 29(화) 18:45 가+가-

이난영 (재)광주문화재단 노동이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광주문화재단과 전남문화재단의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광주시는 전남문화재단을 존속법인으로 하고, 통합문화재단의 주사무소는 광주에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겉으로는 균형안처럼 보이지만, 필자는 이 접근부터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존속법인과 주사무소는 같은 성격의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사무소는 운영의 중심을 어느 지역에 둘 것인가라는 공간적·운영적 거점의 문제다. 이는 통합특별시의 정책과 기관의 경영방향, 그리고 시민 예술인 등 이용객들의 니즈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야하는 부분이다. 반면 존속법인은 ‘어느 법인의 법인격을 유지하여 어떤 제도적 기반 위에서 출범할 것인가‘라는 통합의 기반과 ‘그릇’을 정하는 문제다.

따라서 ‘존속법인은 전남, 주사무소는 광주’라는 방식으로 두 사안을 지역 간 하나씩 배분하는 것은, 성격과 효과가 다른 문제를 같은 저울 위에 올려놓고 무게를 재는 오류를 낳는다. 마치 이익을 나누듯 존속법인과 주사무소를 양분해 나눠가지기 식으로 급하게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광주 재단 측의 입장이었다.

당장의 갈등을 어설프게 봉합하기 위해 미래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문화예술 비전을 담보 잡을 수는 없지 않은가. 물어야 할 질문은 “어느 법인을 존속법인으로 해야 통합 이후 노사·노노 갈등을 최소화하고, 하나의 조직으로 가장 빠르게 안정될 수 있는가”이다.

우리는 이미 ‘통합 이후의 갈등’을 경험했다

2023년 광주시는 8개 공공기관을 4개 기관으로 통합했다. 그러나 법인을 합치는 것과 사람과 제도를 하나로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일부 기관에서는 해산법인 직원의 직급 조정 문제가 발생했고, 통합 이후에도 서로 다른 임금·인사체계가 상당 기간 유지되어 성과급과 처우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졌다. 법인을 하나로 만드는 데는 몇 달이 걸릴 수 있지만, 인사·보수체계를 하나로 만드는 데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통합의 구조를 결정하는 단계부터 노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법이 정하고 있는 절차를 먼저 봐야 한다

통합 이후 어느 한쪽 직원 집단의 근로조건이 낮아진다면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도 동의 없는 취업규칙 변경은 ‘사회통념상 합리적’이라는 이유만으로는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통합추진TF 검토 결과 두 재단의 보수체계에는 이미 상당한 차이가 있어, 낮추는 방향의 설계는 동의 절차를 통과하기 쉽지 않다. 반대로 낮은 수준을 상향하면 이런 절차적 문제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두 재단은 규정의 세분화 정도와 호봉·경력환산 기준 정비 수준이 달라, 어느 쪽 체계를 골격으로 삼느냐에 따라 신설해야 할 규정의 범위와 실무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지역 안배가 아니라, 통합 이후를 봐야 한다

지역 간 균형은 주사무소와 존속법인을 하나씩 나누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통합 이후 광주와 전남의 구성원들이 하나의 조직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균형이다. 조직의 안정과 행정의 연속성, 법적 절차를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는 방향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면, 광주문화재단을 존속법인으로 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 출범일을 맞추는 데 그치는 ‘외형적 통합’이 아니라 사람과 제도까지 하나가 되는 실질적인 통합이 되기를 바란다.

양 기관의 입장이 팽팽하여 협의가 어려운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협의가 계속 어렵다면 시민 예술인과 함께하는 공론의 장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질문해야 한다. 당장의 성과보다 통합문화재단의 비전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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