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기만 하던 별이 날아 오른 것 같은 장관이었죠.”

누리호 4차 발사를 약 1시간 앞둔 27일 0시께 고흥 나로우주센터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중계 화면을 주시하던 프레스센터 내 관계자들은 고온저압탱크 충전 완료, 산화제탱크 충전 완료, 발사체 기립 장치 철수 완료 등 발사 준비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는 안내 방송이 나올 때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당초 예정 발사 시각인 오전 12시55분을 10분 앞두고 ‘발사자동운용(PLO·Pre Launch Operation)’ 시스템이 가동됐다는 공지가 없자 일부 관계자들은 의아함을 드러냈다.

PLO 시스템은 발사 10분 전부터 자동으로 필요한 절차를 밟는데, 이게 가동되지 않았다는 건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프레스센터 내에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다 엄빌리칼 회수 압력 센서에 이상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곳곳에선 탄식이 터져 나왔다. 다행히 압력은 정상이고 센서만 이상이어서 발사 시각은 당초 계획보다 18분 정도 늦은 오전 1시13분으로 변경됐다. 연기된 발사 시간이 ‘가능 시한’을 1분만 앞둔 시점인 만큼 “다른 이상이 있어선 안된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우려 속에서 오전 12시56분께 발사 전 준비점검 완료에 이어, 오전 1시3분께 PLO 시스템이 가동됐다는 방송이 나오자 걱정스러웠던 장내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그럼에도 준비 과정에서 부품 등에 하나라도 이상이 있을 경우 PLO 시스템이 가동을 멈추는 만큼 관계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긴장감이 고조됐던 10분이 지난 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프레스센터 내부에 있던 기자들과 관계자들은 일제히 건물 밖으로 나가 산등성이 너머 발사장 방향을 주시했다.

오전 1시13분께 지축이 울릴 정도로 엄청난 굉음이 산등성이 너머에서 울려 퍼졌고 수초 만에 누리호는 붉은색 빛깔을 내뿜으며 하늘로 날아 올랐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별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 같다”, “그야말로 장관”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터져 나왔다.

이날 누리호 4차 발사는 역대 최초로 야간에 진행됐다. 오로라 자기장 계측이 목표인 주탑재 위성의 궤도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게 항공우주연구원의 설명이다.

누리호가 시야 밖으로 사라지자 프레스센터로 돌아온 관계자 등은 분리 과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방송이 나올 때마다 박수를 치며 최종 성공을 기원했다. 발사 후 약 18분 만인 오전 1시31분께 누리호가 모든 비행을 마쳤다고 공식 발표되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이날 오전 2시40분께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을 공식 발표하는 브리핑을 통해 “우주항공청, 항공우주연구원과 민간기업 등 관계자 여러분들께서 끊임없는 연구와 실험을 통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누리호 4차 발사를 성공으로 이끌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서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