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우주 강국의 꿈’이 영글어 가고 있다. 민간 주도의 누리호(KSLV-II) 4차 발사가 성공하며 민간이 우주 산업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27일 오전 1시13분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로 향했다.

당초 이날 오전 12시55분 발사 예정이었으나 엄빌리칼 회수 압력 센서 신호 이상으로 18분 지연됐다.

누리호는 이륙 후 122초께 1단 분리(고도 65.7㎞) 및 2단 점화, 230초께 페어링(위성보호 덮개) 분리(고도 211.1㎞), 263초께 2단 분리(고도 263㎞) 후 3단 점화까지 순차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이어 741초께 고도 600.5㎞에 도착한 누리호는 자세 안정화 과정을 거쳐 790초께 고도 601.3㎞에서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를 사출했다.

이어 20초 간격으로 부탑재 위성인 세종대·쿼터니언, 우주로테크·코스모웍스, 코스모웍스·인하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한컴인스페이스, 서울대·스페이스린텍,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항우연 위성이 2개씩 순서대로 분리됐다.

위성 사출을 마친 누리호는 발사 후 1천105초께 비행을 종료했다. 이는 당초 예상 시간인 1천284초보다 179초가량 단축된 것이다.

항공우주연구원은 “1·2·3단 엔진 모두 설계값보다 높은 성능을 보여 전반적인 발사 시점이 예상보다 빨랐다”고 설명했다.

모든 절차가 끝나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누리호의 주 임무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목표 궤도인 태양동기궤도 내 안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27일 오전 1시55분 차세대 중형위성 3호의 신호 수신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배 부총리는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은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갖췄음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며 “정부와 민간 국가연구소가 하나의 팀이 돼 수행한 최초의 민·관 공동 발사로 우리나라 우주 산업의 생태계가 정부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전환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리호 4차 발사는 정부가 아닌 민간 체계종합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조립을 총괄하고 항우연 주관의 발사 운용까지 참여해 거의 모든 업무를 맡았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날 오전 2시40분께 우주항공청은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을 공식 발표했다.

윤영빈 우주청장은 “정부는 앞으로 2027년까지 누리호를 2차례 더 발사함과 동시에 누리호보다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 역량을 더욱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3차 발사 이후 4차 발사까지 2년6개월 공백으로 산업 생태계 유지가 쉽지 않았다”며 “우주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산업 측면에서도 많은 기관들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진심으로 축하한다. 대한민국 우주 개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글로벌 5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우리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는 과학기술인들이 자유롭고 당당하게 혁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여러분이 열어갈 빛나는 미래와 무한한 가능성에 아낌없이 투자할 것을 약속한다”고 적었다./서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