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불편 해소를 위해 등·하교 외 시간대에 스쿨존 제한 속도를 상향하는 ‘가변형 속도제한’이 도입된 지 2년여가 지났지만, 광주의 경우 시행 원년 이후 답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에서 꾸준히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데, 정체의 원인으로 ‘지하철 2호선 공사’가 꼽혀 당분간 속도가 나긴 어려울 전망이다.

27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에서 가변형 속도제한이 이뤄지고 있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은 ▲송원초등학교 ▲정암초등학교 ▲하남초등학교 ▲만호초등학교 ▲송정서초등학교 ▲삼육유치원 등 6곳 일대다.

경찰청이 2023년 9월을 기해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 제한을 본격 시행한다고 밝히기 전 시범 운영에 들어간 송원초등학교는 같은 해 4월, 나머지 5곳은 같은 해 10월부터 시행됐다.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경찰이 지정한 이곳들은 다른 스쿨존과 달리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진 제한 속도가 시속 30㎞에서 50㎞로 상향된다.

가변형 속도제한은 아이들의 등·하교 시간대에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는 스쿨존의 취지와 속도 제한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도입 초기부터 전국에서 주목해 왔다.

그러나 광주는 2023년 10월 이후 2년이 넘도록 신규 지정이 전무한 상황이다. 이는 지하철 2호선 공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속도 제한 개선의 효능감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마련된 도입 기준 상 편도 2차선 이상의 간선도로가 추진 대상이나 대부분 지하철 2호선 공사 구간에 포함돼 있어서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왕복 6차로 이상 도로 주변에 학교가 있는 곳을 우선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지하철 2호선 공사로 차로가 좁아지고 통행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신호 체계 정비, 안내 표지·노면 표시 설치 및 우회 동선 문제까지 겹쳐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전남은 첫 도입이 광주보단 늦었지만 지난해 6월 영암초등학교를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신풍초등학교(여수), 올해 6월 삼호서초등학교(영암), 올해 9월 여수남·송현·신월·백초초등학교(여수) 등 지정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해당 스쿨존의 가변형 속도제한은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시속 50㎞로 상향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명확한 계획은 없지만, 시간제(가변형) 속도제한 도입 확대 필요 지점을 수시로 발굴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함께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주민·학교 등의 의견을 취합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가변형 속도제한은 보행 안전과 교통 흐름 사이의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현실적 장치”라며 “공사 구간 외 지역이나 소규모 도입이 가능한 곳부터 단계적 확대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윤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