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이 학생들의 학교생활 경비 지원을 위해 지급하는 ‘꿈드리미 카드’가 카드깡 등으로 악용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6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하 학벌없는사회)에 따르면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이 ‘꿈드리미 카드’로 고가의 상품을 구입한 뒤 현금으로 교환하는 속칭 ‘카드깡’을 하거나 취지와 거리가 먼 상품을 구매하는 악용 의심 사례 9건을 적발했다.

최근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꿈드리미 카드로 구입한 36만원 상당의 에어팟프로 2세대를 24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학부모 커뮤니티(맘카페)에서는 학부모 개인 용도의 안경·렌즈, 소설책, 가습기, 마사지건, 종이컵 등 교육 목적과 무관한 물품을 구매한 정황도 발견됐다.

바우처 사용기한인 2026년 2월 말을 고려해 선결제 후 포인트 적립 방식을 공유하기도 했다.

포털 게시판에는 꿈드리미 카드로 아이돌 앨범, 피규어, 온라인게임 등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이 꿈드리미 바우처 오남용을 예방하기 위해 모니터링단과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신고접수 건수가 5-10월 5건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꿈드리미 사업 예산은 첫 해인 2024년 203억원에서 2025년 374억원, 2026년 472억원으로 2년 만에 2.3배 증가했다. 처음에는 다자녀·저소득층 등 선별적 복지 대상 중 중3·고3만을 대상으로 했다가 2025년 중2-3, 고2-3년으로 확대했다. 내년부터는 전체 중·고등학생 8만4천953명을 대상으로 중학생 60만원, 고등학생 100만원을 바우처 포인트로 지급한다.

학벌없는사회 관계자는 “꿈드리미 사업을 교육청 직원 2명이 지도·감독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보편적 교육복지를 늘리려는 의지는 격려받아야 하지만, 악용 사례를 차단하고 소중한 예산이 제대로 쓰이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전 안내와 차단 조치를 우선 적용하고 있다. 또 고의·상습적인 부정사용에 대해서는 환수에 나설 것”이라며 “꿈드리미 오남용 예방을 위한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선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