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행사의 성과와 개선해야 할 점을 짚는 자리에서 다가올 제50주년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에 일찍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제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21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제45주년 5·18민주항쟁기념행사 평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행사위에 속한 광주·전남 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했으며 ▲민중의례 ▲개회 ▲인사말 ▲결과·모니터링 보고 ▲총평 및 발전 방향 발표 ▲자유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총평을 맡은 김순 집행위원장은 “지난 5월17-18일 약 17만명의 시민이 광주를 찾았는데, 이는 평시 5만여명의 세배 이상”이라며 “민주주의 대축제로 자리 잡은 대합창·시민난장·오월연극제 등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충장·동명동 등 인근 상권 매출은 양일간 41억원으로 평시 주말 대비 7억7천만원(23%)이 늘었다”며 “택시운전자 포토존, 레트로 부스 등 체험 행사도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반면, 홍보 부족과 제한된 예산 문제는 올해도 해결되지 않았고, 신청 건수가 전년보다 두 배가 늘어난 시민 공모사업의 경우 콘텐츠가 유사해 참신성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김 위원장은 다음 해엔 사업비 확보에 보다 힘을 쏟고 공모 단계부터 구체적인 가이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송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교수는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의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발전 방향 발표에서 “망각이나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살아 있는 역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포스트 5·18세대와의 연대가 필요하다”며 “반세기를 맞는 제50주년을 앞두고 5년 단위로 세우는 ‘5·18기념사업 마스터플랜’을 보다 일찍, 세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특정 세대나 단체가 일부 사실을 왜곡해 기념사업 주체를 특정 세력의 역할로 한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5·18기념재단 20년사에서는 기념행사를 ‘재단의 협력사업’으로 기록했으나, 지난해 발간된 30년사에서는 ‘첫 번째 독자 사업’으로 서술돼 10년 만에 내용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여전히 진상규명은 끝나지 않았다”며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진상규명에 기반한 기념행사가 될 수 있도록 새로움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참석자들은 “포스트 5·18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 “전야제 날짜는 매년 5월18일이 있는 주의 주말로 고정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교환하며 이날 토론회를 마무리했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