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맞춤형 특례와 규제 완화를 위해 역점 추진해온 ‘전라남특별자치도’(특자도) 설치 정책을 접고 광주·전남 특별지방자치단체 구성과 ‘전남 에너지·해양 특화도시 특별법 제정’ 추진으로 선회한 데는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5극3특’ 정책으로 특자도 설립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19일 기자간담회에서 “5극3특 체제 하에서 특별자치도로 가는 것이 추진하기도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자체적으로 특례와 권한을 중앙으로부터 많이 이양 받을 수 있는 ‘전남도 에너지·해양 특화도시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신재생에너지 인·허가권 이양, 전남해양자원 맞춤형 특례 등 지방분권 강화를 골자로 특별법을 설계해 지역 국회의원·도의회·도민과 함께 제정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민간 사업자 위주로 추진되는 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을 공공 주도로 재편해 에너지 기본소득 기반도 마련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총 23GW 발전을 달성하고 에너지 기본소득 1조원 시대를 연다는 구상이다.

전남도는 광주시와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를 추진, 광역 SOC, 산업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에 나선다. 광주·전남 권역 발전 전략을 공동으로 발굴·추진, 정부로부터 권한과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낸다는 구상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2022년 7월 상생발전위원회에서 특별지자체 설치에 합의하고 연구 과제 수행, 업무 협의, 정부 컨설팅 등을 이어왔으나 뚜렷한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지역 균형성장 정책으로 자치권한 및 경쟁력을 강화해 지역 발전을 이끄는 5극 3특 균형발전 전략을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함에 따라 광주·전남 특별지자체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현재 협의 중인 시·도간 공동 의제는 광주-나주·광주-화순 간 광역철도와 광역버스 노선, 첨단바이오헬스·의료특화단지, 백신면역 특구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광주시와 전남도의 재정 지원을 통해 운영되는 특별지방자치단체는 광역철도 등 특정 사안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답을 내놓고 시·도를 설득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대전·충남, 대구·경북 등이 추진하는 행정 통합도 향후 재정 인센티브와 특례 규정이 많이 주어진다고 하면 장기적으로는 전남도와 광주시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