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냐? 피선거권 박탈이냐? 아니면 유죄여도 100만원 미만 벌금형이냐?”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대통령’ 지지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명운을 가를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가 26일 내려질 예정인 가운데 민주당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 대표가 이번 항소심에서 1심 선고(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처럼 다시 피선거권 박탈형을 받을지, 아니면 무죄 선고나 100만원 미만의 벌금형을 받고 ‘사법리스크’를 털어낼지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국회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사건 1심 속행 공판에 참석한 것 이외에는 별도의 공개 일정을 잡지 않는 등 최대한 차분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와 달리 민주당은 ‘무죄 여론전’을 펴는 데 집중했다.

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없는 죄를 만들어 억지 기소했고, 1심 재판부는 검찰의 왜곡된 주장을 받아들였다”며 “이번 판결은 민주주의와 법치의 근간을 결정짓는 중요 분기점으로, 재판부는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무죄를 선고해 주길 엄숙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만일 이 대표가 무죄를 받아 든다면 일단은 사법리스크의 족쇄에서 해방돼 대선 가도에 속도를 붙일 수 있다.

설사 무죄는 아니어도 의원직 상실형 미만의 벌금형(100만원 미만)을 받아도 이 대표와 당으로선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다.

반대로 1심에 이어 또다시 의원직 상실형을 받으면 당장 타격은 물론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맞물린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헌재에서 윤 대통령이 파면되더라도 여권은 물론 당내 비주류가 제기하는 ‘대선 출마 불가론’에 맞닥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재명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고 비명(비이재명) 세력을 억누르기 위해 선제적으로 극단적 장외 투쟁에 돌입한 것”이라며 “전과 4범의 12개 범죄혐의자 이 대표를 위한 방탄 때문에 거대 야당 전체가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실상 내란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유상범 의원은 “허위 사실 공표가 1심에서 명백히 확인됐고 증거는 차고 넘치므로 피선거권 상실형 원심판결이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이 대표의 피선거권 박탈형이 나오면 이러한 사법 리스크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가 인용돼 조기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면 자신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중도층 민심을 끌어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