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눈발과 매서운 칼바람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열망하는 시민들의 바람은 꺼트릴 수 없습니다.”

18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이곳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철야·단식 농성을 8일째 이어온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지역 광역·기초의원들은 다소 초췌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눈빛은 여전히 강력함을 느꼈다.

지난 11일부터 철야·단식에 각각 돌입한 이들의 ‘농성’은 어느덧 8일째를 맞았고, 오전 8시부터 24시간 단위로 다른 이와 교대하는 방식으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광주지역 광역·기초의원 10명으로 구성된 ‘단식단’ 중 건강상의 이유로 중단한 2명을 제외하곤 남은 이들은 현재까지 교대 없이 천막속에서 외로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뜬눈으로 하루를 꼬박 보냈다는 홍성칠 광주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추운 날씨로 뼛속까지 시렸지만 민주주의를 바로 잡기 위해 참여했다”며 “시민들의 마음을 가장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농성이고,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국민들의 염원을 받아들여 신속히 윤석열을 탄핵시켜야 한다”고 토로했다.

임성화 서구의원은 “탄핵 촉구와 민주주의 후퇴를 막기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더욱 결연한 의지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 의원은 “봄이 다가왔음에도 지난 8일간 사계절을 모두 겪은 듯한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윤 정권의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떠올리게 한다”며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역사에 기록될 ‘8대0 탄핵’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때까지 결연한 마음으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홍 위원장에 이어 이날 오전 8시부터 광주비상행동의 천막을 지키게 된 이신 광주평화연대 집행위원장과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등도 끝까지 투쟁하자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같은 광경을 지켜본 시민들이 “힘내세요!”,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라고 격려했고, 농성자들은 “감사합니다!”, “더 힘내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한 시민단체 참가자는 “날이 갈수록 피로가 쌓이는 데 예기치 못한 방해까지 더해져 힘에 부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헌재가 윤석열을 파면하기 전까진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철야·단식 농성 외에도 이날 민주광장에선 시국선언과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광주마을공동체네트워크는 이날 오전 시국선언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까지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바른역사시민연대,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역위원회 등 광주지역 6개 역사단체도 오후에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탄핵 심판 사유는 이미 차고 넘치는 만큼, 헌재는 더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조속한 파면을 통해 대한민국을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단식단’ 참여자들은 서로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됨에 따라 이날 오후 7시에 열린 ‘윤석열 즉시 탄핵 촉구 광주 비상행동’ 집회 참석 후, 단식 농성을 해제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