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의 1인 가구 증가가 지역 경제와 산업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지역 내 1인 가구 현황과 소비지출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광주지역의 1인 가구 비율은 36.5%(22만9천가구), 전남지역은 37.1%(29만5천가구)로 집계돼 전국 평균(35.5%)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1인 가구 증가가 고령화, 기대수명 연장, 혼인율 감소 등 여러 사회적 변화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향후에도 이 흐름이 지속돼 2050년에는 1인 가구 비율이 광주와 전남 모두 40%(광주 40.3%, 전남 42.0%)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1인 가구의 소비 패턴은 다인 가구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1인 가구는 특정 항목에 소비가 집중되는 반면 다인 가구는 비교적 다양한 분야에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유형별 소비지출에서 전국 광역 1인 가구는 식비(32.1%)와 주거비(18.1%) 지출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면 내구재(자동차, 가구 등)와 교육 서비스 관련 소비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인 가구 소비지출 비중은 식비(25.4%), 교육비(8.6%), 차량유지비(8.1%), 주거비(7.6%) 등의 순이었다.

이에 따라 1인 가구와 다인 가구는 각각 다른 분야에서 생산유발효과를 냈다.

1인 가구의 경우 소비의 주요 항목이 주거비와 식비 등 필수재에 집중되면서 음식·숙박업, 부동산, 음식료품, 보건복지 부문에서 생산 효과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인 가구는 필수 품목 외에도 교육, 정보통신, 금융보험 등 다양한 소비 항목을 포함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지역 내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음식·숙박업, 부동산, 보건복지 등 특정 산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있으며 다인 가구 중심의 소비구조에서 활성화되던 교육, 금융보험, 정보통신 등의 산업은 상대적으로 성장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정 산업의 집중도가 높아지고 일부 산업의 위축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1인 가구의 경제적 특성과 소비지출에 따른 영향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식비와 주거비에 집중된 1인 가구의 소비지출 비중을 개선할 수 있도록 소득 기반 강화를 위한 고용안정 정책과 주거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구조 변화에 대응하면서도 지역 산업 전반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일자리 등 다양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1인 가구가 다인 가구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정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