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고금리와 고물가에 광주 청년들의 재정 상태에 경고등이 켜졌다. 재정난을 호소하는 금융 상담이 급증하고 부채 증가와 불법 금융 피해까지 겹치면서 청년들의 재정 안전망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광주청년드림은행에 따르면 청년 금융 상담 건수는 지난 2022년 2천118건(온·오프라인 포함), 2023년 2천671건, 2024년 3천57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새 44% 증가한 수치다.

1:1 상담자 수도 같은 기간 424명, 447명, 472명으로 늘며 3년 새 11% 올랐다.

최근 몇 년간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부채 문제와 불법 금융 피해 상담 증가가 두드러졌다. 자영업자 상담 비율이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2022년 4%였던 자영업자 상담 비율은 2023년 6%, 2024년 8%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대출을 사업 운영이나 창업 자금 목적으로 사용하는 비율도 증가했다. 창업 관련 대출 상담은 2022년 1%에서 2024년 3%로, 사업 운영 관련 대출 상담 비율은 5%에서 12%로 뛰었다.

청년들의 부채 규모도 급격히 늘었다.

평균 부채는 2022년 4천569만원에서 2023년 4천780만원으로 전년 보다 약 5%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6천223만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급등했다.

신용유의(신용불량) 및 채무조정 신청 후 상담 비율이 증가하면서 청년들의 신용 상태도 악화되는 모습이다.

90일 이상 대출 등을 갚지 못한 장기 연체 상태에 있는 신용유의 내담자 비율은 2022년 10.8%에서 2023년 18.6%, 2024년 21.2%로 꾸준히 증가했다. 신용유의 상태에서 워크아웃(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비율도 오르는 추세다.

최근 3년간 단기 연체 내담자 비율은 낮아진 반면 신용유의 내담자 비율이 높아진 것은 경제적 상황이 악화돼 연체 상태가 지속되면 신용을 회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용 외 문제 중 보이스 피싱 등 불법 금융 피해 또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2022년 불법 금융 피해 상담은 전체의 13%였으며 사기 피해까지 포함하면 21.3%에 달했다. 2023년에는 각각 12%와 7%로 소폭 감소했지만 2024년에는 다시 증가해 불법 금융 15%, 사기 10%로 전체 상담의 25%를 차지했다.

이처럼 증가하는 청년들의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기 개입이 필수적이며 단순한 금융 상담을 넘어 전반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연화 광주청년드림은행 소장은 “청년이 일자리를 찾는 기간이 길어지면 생활비 조달을 위해 부채가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연체나 불법 금융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심리적·사회적 문제까지 초래할 수 있어 상황이 악화되기 전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직면한 문제는 단순한 금융 상담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거·노동·심리·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보다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일자리 지원 뿐만 아니라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상담과 자원을 연계한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정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