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부도덕한 정부 규탄과 사회 개혁에 목소리를 내온 광주전남촛불행동이 ‘100차 촛불문화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2년 8월13일 1차 촛불문화제(사진 上)와 지난 5일 99차 촛불문화제 현장 모습./주성학 기자

나규복 광주전남촛불행동 상임대표

전국적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게 된 ‘12·3 비상계엄’ 한참 전부터 촛불을 들어온 단체가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앞두고 광주 시민들과 막바지 총력 투쟁에 나선다.

11일 광주전남촛불행동에 따르면 약 2년7개월 전인 2022년 8월13일 광주 동구 충장로우체국 앞에서 제1차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당시 참석 인원은 10명 안팎으로, 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우려를 표했던 이들이었다. 취임 후 100일이 조금 안 되는 시간을 지켜본 이들은 작은 목소리라도 외치는 데 의미를 뒀다.

첫 행동 이후 매주 수요일 또는 토요일마다 열어온 촛불문화제는 어느덧 지난주로 99차를 맞았다.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 온 문화제의 주제는 조금씩 달랐지만, 관통하는 메시지는 부도덕한 정부에 대한 규탄이었다.

단체는 광주·전남지역을 넘어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집회에도 참여했으며 지난해 12월 탄핵안이 가결된 후에는 ‘윤석열 파면’ 촉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또 사회 변화 및 개혁의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이처럼 활발한 활동 결과 단체 인원은 이날 기준 400여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규복(39·사진) 광주전남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집회를 여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왔다”며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정권 비판을 넘어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확산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참가자들은 직접 공연을 하거나 낭독을 준비하고, LED 가방을 제작해 촛불을 홍보하는가 하면 촛불문화제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제작해 차량과 건물 외벽에 게시하는 등의 활동도 하고 있다.

나 대표는 “1차 촛불 집회를 돌아보면 결국 모든 것을 시민들이 해냈다. 실제로 비상계엄 당시 장갑차를 막아낸 것도 시민들이었고, 지금의 결과도 특정 조직의 행동이라기보다 시민들의 승리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며 “시민들을 만나보면 국민의식 수준이 상당히 높고 사회에 대한 이해도도 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촛불 집회가 하나의 장이 된 것 같다”며 “많은 시민이 대한민국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촛불 행동을 통해 표현하고자 참여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광주전남촛불행동은 이번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사회 개혁을 목표로 행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단체는 헌재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윤 정부가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을 비판하며 언론 개혁, 검찰 개혁, 노동 개혁 등 당면한 여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나 대표는 “우리는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촛불 행동이 지속되는 것이다”며 “윤석열 탄핵이 끝이 아니라 부패한 내란 세력을 청산하고 한국 사회를 개혁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12일로 예정됐던 100차 촛불문화제는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과 함께 헌재의 탄핵 선고까지 대규모 집회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미뤄졌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