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 정년 69세까지 헌혈을 할 생각입니다.”

김규빈(35·사진) 광주 동아여자고등학교 주무관이 지난 24일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유공장 ‘최고명예대장’을 수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고명예대장은 헌혈 300회 이상을 해야 받을 수 있어 30대가 수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광주·전남권에서 30대 최고명예대장 수상자는 7명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김 주무관은 광주진흥고등학교 재학 중이던 지난 2006년 7월 학교를 찾은 헌혈 버스에서 헌혈한 것을 시작으로 총 300회 참여했다. 채혈량은 약 150ℓ로, 이는 성인 30명(체중 70㎏ 기준)의 혈액량과 같다.

말라리아 이슈로 헌혈이 불가했던 군 복무 시기를 제외하곤 보통 2주마다 한 번씩 헌혈에 참여해 이 같은 결과를 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에는 헌혈 수급이 절박하다는 소식을 듣고 소매를 가장 먼저 걷어 붙이기도 했다.

앞서 김 주무관은 지난 2012년 백혈병을 앓던 친구에게 헌혈증 30여매를 양도했으며, 2018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환아들을 위해 사단법인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총 200매의 헌혈증을 전달했다. 2019년에는 조혈모세포(골수) 기증 희망 등록을 했다.

그는 “세상에서 금과 피는 유일하게 인간이 복제하지 못 한다. 금도 수많은 연금술이 있지만 만들지 못했고, 피도 인공적으로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헌혈이 매우 가치 있는 행동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주무관은 이 밖에 대학시절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해 2015년 한국과학창의재단 최우수상, 2019년 부여군 감사장을 수상하는 등 사회 각 계층에 이웃과 온정의 나눔을 실천했다.

그는 “혈액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을 기다리는 환아들을 생각하면 헌혈을 게을리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폭넓은 봉사활동을 통해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다회 헌혈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헌혈 문화 조성을 위해 헌혈 횟수에 따라 ▲은장(30회) ▲금장(50회) ▲명예장(100회) ▲명예대장(200회) ▲최고명예대장(300회) 등의 유공장을 수여하고 있다.

/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