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기후대응 댐’ 건설을 위해 후보지 주민 등을 상대로 연 공청회가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로 사실상 파행됐다.

환경부는 25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테크노파크 12층 국제회의실에서 관내 주민들을 대상으로 ‘영산강·섬진강권역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는 가뭄·홍수 등 기후변화에 따른 물 관리 여건 변화로 대응체계 마련을 위해 홍수량 분담시설, 기후대응 댐 조성 등 이수·치수 관리계획 방안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환경부는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협의체(IPCC :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제6차 보고서에 따라 최근 기후위기가 늘고 있으며,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미래자동차, 우주발사체) 조성 등으로 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수·취수 등에 대한 평가, 안전도 확보를 위해 댐 건설을 주장했다.

이에 따라 홍수 조절용 댐으로 강진 ‘병영천댐(190만㎥)’과 순천 ‘옥천댐(230만㎥)’ 등 기존 댐의 재개발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후보지 단계인 두 댐에 대해서는 기본구성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날 환경단체 관계자들과 주민들은 공청회 자료에 ‘화순 동복천댐’의 자료가 포함돼 있지 않다며 ‘공청회 무효’를 주장했다.

임도훈 보 철거를 위한 금강 낙동강 영산강 시민행동 관계자는 “본 보고서에 포함돼 있는 동복천댐의 내용이 오늘 공청회 자료에는 빠져 있다”며 “주민 의견 수렴이나 논의가 없는 공청회는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 이번 공청회는 전면 무효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청회 시작 전 신규댐 백지화 광주전남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공청회는 환경부가 신규댐 건설을 졸속으로 추진하려는 수작이다”며 “환경부는 해당 댐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공청회를 취소하라”고 규탄했다.

공청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수차례의 고성과 ‘공청회 전면 무효’ , ‘공청회를 취소하라’ 등의 반대 구호가 계속됐다.

이와 관련, 환경부 관계자는 “동복천댐은 댐 계획 당시 기술적 검토에 따라 당연히 필요하다고 판단돼 최종적으로 후보지에 들어가겠지만, 지역 내에서 여러 이견이 있는 상태라 자료에서 뺐다”고 해명했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은 “동복천댐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이 많은데 댐 주변 지역에 대한 지원이 그동안 소홀했던 점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며 “동복천댐에 대한 주민 설명회를 아직 개최하지 못해 추가 설명회를 비롯해 공청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