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에서]진심이면 통한다
2024. 08. 22(목) 18:30 가+가-

김종민 논설실장

“지금 통 큰 합의만 하면 호남 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얘기도 해봤지만, 아직 진심이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 무안 통합공항을 호남 관문으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힘을 내겠다”.

강기정 시장이 7월말 광주 군공항 이전을 위한 광주시·전남도·무안군 간 3자 회담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과연 진실한 마음이면 통할까?

2018년 상생 협약 체결 이후 6년 만에 강 시장과 김영록 지사, 김산 군수가 만났다. 민선8기 취임한 강 시장으로선 처음이다. 비밀리에 성사된 자리는 예상대로 진전을 보지 못했다.

애초 여론에 등떠밀려 이뤄졌다. 일주일 뒤에 김 지사가 추석을 앞두고 한번 더 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으나 불확실하다.

2025년 상반기까지 예비이전후보지가 선정되면 민간공항을 즉시 무안국제공항으로 보내야 한다는 조건으로 광주시 입장에서도 곤란하다. 무안군이 몽니를 부리는 판에 김 지사 언급대로 후보지가 결정된다는 보장이 쉽지 않다.

절기 상 가을의 시작인 입추(立秋)도, 더위가 꺾이는 처서(處暑)도 지났는데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긴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재난 수준의 기록적인 폭염에서 더욱 숨이 막힌다.

무안군은 요지부동이다. 3시간 동안의 대화에도 무조건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광주시는 힘이 부친다. 바늘 구멍조차 허락하지 않는 철벽에 이대로 포기해야 하는지 고민이다.

동북아 관문을 지향하는 무안공항 활성화가 절실하고 2025년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경유까지 앞둔 시점에서 전남도는 답답할 노릇이다.

민간공항만 내놓으라 한다며 광주시는 내심 불편해 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며 전남도는 내내 아쉬움을 토로한다. 계속 이랬다.

2026년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삐뚤어진 팬덤 정치로 활용할 심산이 아니라면 하루빨리 실마리를 풀어야 하나, 도돌이표다.

3개 지차제 간 상호 신뢰 회복을 위한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강 시장이 당사자는 아니더라도 과거사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과나 유감 표명의 형식을 빌려 2021년까지 광주 민간공항 국내선을 무안으로 통합한다는 2020년 협약서 파기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정면 돌파다. 올해가 데드라인이라면 시간이 많지 않다. 전략적 타협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본다.

팔짱만 끼고 있던 정치권도 협의체 구성 등으로 소통에 나설 태세다. 양부남·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시·도당위원장을 비롯해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 사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공교롭게 무소속 신분이던 김 군수가 민주당에 복당했다. 정치적 해법 찾기가 다소 수월해질 수도 있다.

시도민 피로도가 정점에 달하고 있다. 단체장 고유 권한으로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한다. 또 권한을 위임한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무안에는 1조 규모 지역 개발사업 지원, 전체 면적의 4.2%에 그치는 소음 피해 등을, 광주에는 도심 확장에 따른 이전의 불가역성에 집중해야 한다.

군산 새만금공항이 속도를 내는 것도 부담이다. 최근 국토교통부 적정성 검토 용역을 통해 당위성을 확보했으며, 전북도는 2025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정대로 2029년 개항한다면 무안공항은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이용객, 노선 등이 겹치게 돼 경쟁력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더는 머뭇거릴 수 없다. 지방 소멸의 시대다. 수도권도 인구가 감소하는 비상한 현실이다. 호남권 2개 국제공항은 무리다. 늦기 전에 먼저 명실상부 서남권 거점을 열어야 한다.

광주시가 진정성을 보여주고, 무안군이 결단해야 한다. 전남도는 중재자다. 바로 지금이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영영 실현되기 어렵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은 최고 성적을 내고 금의환향했다. 승부가 갈린 뒤라도 모두 당당한 영웅이었다. 불굴의 의지와 노력이 빛났다. 국민에 가슴벅찬 감동을 선물했다.

공항 통합은 광주시·전남도·무안군이 함께 실리를 챙기는 것이다. 가장 높은 시상대의 금빛 세리머니를 시도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내일을 만드는 마중물이다. 수조원대 국가사업을 이대로 내팽개칠 이유가 없다. 타이밍이란 게 있다.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많이 본 뉴스
  1. 1
    [주간 증시 전망]마이크론 실적발표…메모리 바스켓 주가 향방 결정

    지난 한 달간 코스피 지수는 6,500-7,100선을 오르내리며 분명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9월…

    #경제
  2. 2
    목포 여고생, 초기 진화로 대형 화재 막았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목포에서 고전압 변압기 주변 화재를 목격한 여고생이 빠르게 초기 진화에 나서 자칫 대형…

    #사람들
  3. 3
    수도권 쏠림 막는다…화순전남대병원, AI 암 치료 선도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이 인공지능(AI)과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 암 의료의 새로운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국가…

    #의료/웰빙
  4. 4
    특별시 승계 ‘2천100억대 SRF 분쟁’ 또 해 넘기나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옛 광주시로부터 승계한 2천100억원대 가연성폐기물연료화시설(SRF) 운영비 지급 분쟁이…

    #정치
  5. 5
    “메가 프로젝트 성공 핵심 정주 여건 조성”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호남 반도체 산단 조성을 포함한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성공의 핵심…

    #정치
  6. 6
    ‘블랙이글스’ 영산강축제 피날레 장식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시 영산강 가을 하늘을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화려하게 수놓는다.…

    #지역
  7. 7
    호남 재생에너지 계통 접속 확대…반도체 전력 확충 기대

    전력망 부족으로 제약을 받아온 호남 지역 재생에너지의 계통 접속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정부가 기존…

    #정치
  8. 8
    지역 갈등 조정·상생 기반 다져야 ‘통합 안착’

    40년 만에 다시 하나가 된 전남과 광주의 행정통합이 이제 ‘출범’을 넘어 ‘안착’의 시험대에 올랐다. …

    #전남광주 초광역 통합시대, 미래 100년 새롭게 그린다
  9. 9
    전남권 산업 전반 불황 덮쳤다…GRDP 감소 전국 최고

    지난 2분기 전남권 산업 전반의 불황 여파로 지역내총생산(GRDP) 감소율이 전국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

    #경제
  10. 10
    농지 전수조사 원칙대로…“실경작자 보호책 뒤따라야”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농민들의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수조사는 원칙대로 추진하되 실경작자 보호와 …

    #정치

기사 목록

광주매일신문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