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동안 가석방 허용 안돼…법관 공통 견해”
이양 어머니 오열…검찰에 항소 요청 입장
변호인단 “여죄까지 종합 ‘사형 선고’ 강조”


- 재생 준비중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린 30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가 법정으로 출정하고 있다.(사진왼쪽) 이날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고(故) 이채원 양의 유족이 선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김애리 기자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3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옅은 황토색 반소매 수의를 입은 채 고개를 숙이고 법정에 들어선 장윤기는 시종일관 짝다리를 짚고 서 있거나 손가락을 꼬는 등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재판부는 장윤기에게 적용된 강간 등 살인과 강간상해·감금, 스토킹, 살인예비, 살인미수, 불법촬영 등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와 함께 칼 2자루와 휴대전화 1개를 몰수하고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을 명령했다.
다만 검찰이 장윤기가 피해자를 결박하는 데 사용하려 했다고 주장한 케이블타이는 범행 도구로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장윤기 차량 조수석 문 수납함에 케이블타이가 든 지퍼백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했지만, 이를 범행에 사용하려 했다는 객관적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양형 판단에서는 사형 선고 여부를 두고 상당한 고민이 있었음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법관들 역시 인간으로서, 엄벌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널리 형성된 이 사건에서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소임을 다하는 것이 아닌지 절실히 숙고했다”며 사형과 무기징역 사이에서 고심했음을 밝혔다.
다만 장윤기를 사회에서 영구 격리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장윤기의 연령과 전과, 범행 경위와 결과,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할 때 사형을 선고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1997년 이후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점과 대법원의 제한적 사형 선고 기준, 기존 동종 사건과의 비례균형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의 형 집행에 관한 판단이 가석방 등에 관한 행정기관의 판단을 법적으로 구속할 수는 없지만, 장윤기에 대해서는 사실상 종신 복역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생존하는 동안 결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무기징역형을 철저히 집행하는 것만이 피해자와 유족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길이자 유사 범죄 재발을 막고 공공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는 방안이라는 것이 재판부 법관 모두의 일치된 견해”라고 전했다.
이어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진정한 양형 이유는 피고인을 영구적으로 사회에서 격리해 수감생활의 고통 속에서 종신토록 참회하게 하는 것이지, 형 집행 단계에서 일말의 선처를 예정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무기징역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검찰에 항소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양의 어머니는 재판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법원의 판결을 들으며 저희 가족은 또 한 번 죽었다”며 “사형을 선고하지 않을 것이라면 단 하루의 감형도 가석방도 불가능한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법제화해 강력범죄자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며 오열했다.
유족 측 변호인단인 김문석 변호사는 “결국 재판부가 가장 고민한 부분은 사형과 무기징역 중 어떤 것을 선고할 것이냐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 판결을 분석해 항소심에서 사건의 중대성과 참혹성, 피해자 부모의 입장 등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마다 적용된 죄명은 다르지만 살인예비와 살인미수 등 결국 각 피해자의 목숨을 빼앗으려 했다는 의지는 동일하다”며 “이 같은 여죄까지 종합해 항소심에서 사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강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오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