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 결정을 위해 향후 필요한 의사 수를 추산하는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가 2040년 최대 1만여명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과를 도출하면서 의대 정원 증원 가능성이 열렸다.

이에 따라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에서 2027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인 국립의대 설립을 위한 정원 배정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제12차 회의 결과, 2040년 의사 인력이 최대 1만1천136명 부족할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의사인력 수요 추계는 입·내원 일수를 기반으로 산출한 전체 의료 이용량을 활용해 수행했다. 수급 추계 결과는 2025년부터 2040년까지 기간을 대상으로 기초 모형과 시나리오 분석을 포함해 도출했다.

당초 추계위는 지난 22일 진행된 11차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2027학년도 의대 정원 규모를 발표할 방침이었으나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등 여러 핵심 변수를 두고 위원 간 이견을 보이면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정부는 추계위 결론을 토대로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의위)의 판단을 거쳐 내년 1월 중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전남권 국립의대 설립은 정부의 국정과제 84번 ‘지역격차 해소,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의 실천과제 중 하나에 포함됐다.

전남도와 목포대·순천대는 이를 근거로 202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한 통합대학교 국립의대 신설을 추진 중이다. 다만, 최근 진행한 대학 구성원 대상 대학 통합 찬반 투표 결과, 순천대 학생들의 반대로 부결되면서 통합 작업에는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이 같은 추계위 결과 도출에도 실제 의대 증원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사단체가 추계위 논의 결과에 반발하며 제2의 의정 갈등 조짐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추계위는 9차 회의 당시 ‘2040년에 의사가 최대 1만8천739명 부족할 수 있다’는 중간 결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당초 최종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었던 11차 회의에선 같은 시점 의사 부족 규모가 최대 3만6천94명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까지 제기돼 의사단체는 타당성이 결여된 추계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에서 최종적으로 의대 정원 증원 필요성을 결과로 도출한 만큼 향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전남 몫의 의대 정원 반영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