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기획단을 설치하겠다”(본보 12월30일자 1면)고 밝힌 데 대해 강기정 광주시장이 31일 환영 입장으로 화답하며 추진단 공동 구성을 제안, 양 시·도의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강 시장의 제안에 김 지사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광주·전남이 별도 추진단을 만들되 ‘행정통합추진협의체’를 공동 구성할 것을 다시 제안하는 등 양 시·도지사가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통합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강기정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남도의 ‘행정통합 추진기획단’ 설치를 환영하며 “광주·전남이 공동으로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강 시장은 그동안 견지한 ‘선(先) 기능통합, 후(後) 행정통합’ 입장을 철회하고 “지금 바로 행정통합 절차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강 시장은 “전남이 행정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고, 5극 3특 체제로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이재명 정부가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광주가 (통합 시기를) 4년 뒤나 다음으로 미룰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법적 조건만 갖춰진다면 나머지 문제는 함께 풀어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 시장은 “정준호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특별법은 현재 국회와 청와대, 당의 분위기를 볼 때 2월 국회 통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다만 부칙과 시행 시기를 내년 지방선거에 맞출지, 2028년 임기 단축 방식으로 갈지는 이후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 시장은 “전남이 (통합을) 결심한 것은 일의 절반이 진행된 것”이라며 “대전·충남이 주춤하는 사이 광주·전남이 제1호 초광역특별시가 될 수도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강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남 통합 광역단체장 선출을 전제로 한 ‘광주·전남 5극 3특 행정통합특별법’이 통과되면 시·도민을 설득해 통합 광역단체장 선출까지 감수하겠다”며 “시·도민들은 단체장이 한 명인지, 두 명인지는 관심 없을 것이다. 광주와 전남이 어떻게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 지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시민사회나 공직사회의 반발 우려에 대해 강 시장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통합까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전남과 공동사업을 하며 에너지·AI·반도체 등 새로운 산업 기회를 실제로 체감하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설득하고 동의를 구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충분한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강 시장은 “주민투표나 시·도의회 투표 절차를 거치게 되므로 급하게 추진한다고 해서 시·도민들의 의견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김영록 지사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 ‘행정통합추진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김 지사는 “강기정 시장이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에 대해 화답해준 것을 환영한다”며 “대통합을 위해서는 광주·전남의 숙성된 의지와 공감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행정통합 추진기획단을 광주·전남이 각각 운영해 협력을 강화하고 ‘행정통합추진협의체’를 공동 구성해 시·도민과 함께 숙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지사는 “광주·전남 행정통합의 최적기는 바로 지금”이라며 “새 정부가 강력한 의지로 과감한 인센티브를 약속하고 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이런 조건이 갖춰질지 장담할 수 없다”고 행정통합 논의에 속도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서재필실에서 열린 실국장 정책회의에서도 광주·전남 대부흥을 위한 행정통합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

김 지사는 “충청권이 3월 초 특별법 제정을 목표로 행정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수도권에 편입돼 있다시피 한 충청권의 경제적 영향력은 물론, 정치적 위상도 높아질 것이다. 5극 3특 중 비수도권의 주도권이 충청권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김 지사는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통한 특별한 노력을 통해 특별한 보상을 더 많이 가져오도록 해야 한다”며 “농협중앙회 유치의 경우에도 행정통합이 되면 성공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21년 통합 용역을 추진했지만 잘 안됐다”며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3월 초 특별법이 제정될 것으로 보이는 등 통합하면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어 통합한 시·도와 통합하지 않은 시·도 간 경제·정치면에서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김 지사는 “시간이 촉박하지만 2021년 용역을 통해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이 있었다”며 “이를 토대로 양 시·도 오피니언 리더, 시·도민, 시·도의회 등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 빠르게 의지를 모은다면 얼마든지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행정통합 추진기획단 조속 설치와 행정부지사 권한대행을 단장으로 한 추진 체계 구축을 지시했다.

한편, 김 지사는 지난 29일 광주매일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시대적 상황에 발맞춰 광주·전남 대부흥을 위해 ‘행정통합 추진기획단’을 설치, 미래 지향적인 행정 통합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밝히며 행정통합 논의에 물꼬를 텄다. /김재정·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