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저문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12·29 여객기 참사의 여파 속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이어지며 연말까지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다. 본보가 선정한 광주·전남 10대 뉴스를 통해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먼저 광주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 논의가 18년 만에 역사적 합의에 이르렀다.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의 ‘6자 TF’ 구성 지시 후 급물살을 타 답보 상태에서 벗어났다.

글로벌 AI 선도기업 오픈AI와 SK가 전남 서남권에 오픈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공동 구축하기로 한데 이어 삼성SDS가 국가AI컴퓨팅센터 부지를 해남 솔라시도로 특정하는 등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남은 총사업비 1조2천억원 규모의 핵융합(인공태양) 연구시설도 나주 유치에 성공했다.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로 기반을 다졌다. 빛의 혁명을 통해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에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이 포함돼 지역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6월 민중항쟁으로 산물인 1987년 체제가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붕괴 기도로 한계를 드러낸 만큼 개헌에 대한 당위성을 갖고 있다.

해묵은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발판을 구축한 반면에 안전하고 행복한 공동체 건설은 ‘헛구호’가 됐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년에도 여전히 진상규명은 요원하고 책임을 회피하면서 단 1명도 처벌받지 않고 있다. 광주시가 발주한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중이던 옥상층이 무너져 4명이 매몰돼 모두 숨졌다. 일어나선 안될 비극이 반복됐다.

광주시는 이재명 정부가 내수경기 회복을 위해 역점 시행한 소비쿠폰을 취약계층에 색상으로 차별화해 지급, 행정편의적 발상과 인권 감수성 부족을 지적받았다. 여름에는 괴물 폭우와 극한 폭염이 지속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지역을 대표하는 제조업체인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선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대유위니아 계열사 파산 등이 맞물려 광산구가 건의한 고용위기지역 지정이 받아들여져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청와대에 다시 불이 켜졌다. 대한민국 국가수반을 상징하는 봉황기가 게양됐다. 6·3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이 대통령은 12·3 계엄으로 얼룩진 용산시대를 마무리하고 국정 정상화의 본격 시작을 알렸다. 국민 안전과 행복, 민생의 회복과 성장을 다 이루는 2026년 새해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