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참사·더딘 진상규명…안전·인권 ‘헛구호’
2025년 광주·전남 10대 뉴스-<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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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2. 28(일) 19:52 가+가-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를 이틀 앞둔 지난 27일 오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1주기 광주·전남 추모대회에서 유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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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제주항공 참사 1년…원인·처벌 제자리
179명이 세상을 떠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년이 돼가지만, 무엇 하나 밝혀진 게 없다. 사고 원인이 특정되지 않다 보니 책임자 처벌 역시 제자리걸음이다.
현재 항공철도조사위원회(이하 항철위)는 12단계로 나뉘는 항공사고 조사의 6·7단계인 검사·분석·시험 및 사실조사 보고서 작성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블랙박스에 기록이 남지 않은 사고 직전 4분7초간의 상황도 재구성됐고 조류 충돌 경위와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소재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둔덕이 사고에 미친 영향도 연구용역을 통해 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은 공표되지 않았는데, 이는 유가족이 항철위가 국토교통부 소속이어서 상위 기관에 책임 소재를 따져 물을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크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마찰을 빚어서다.
이 같은 지적이 힘을 받으면서 항철위를 국무총리 산하 기구로 전환하는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고,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조만간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다만, 이로 인해 조사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라 경찰의 수사 마무리 역시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7.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4명 사망
참사 때마다 외쳤던 ‘안전도시 광주’는 올해도 헛구호로 남았다.
지난 11일 오후 1시58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이던 루프층(옥상 바닥)이 무너져 4명이 매몰됐으며 전원 숨졌다.
현재 광주경찰청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이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수사 중이다.
아직 이렇다 할 결론은 나오지 않았으나, 시공과 관련해 구조체 용접 불량이 사고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허 공법의 적정성 여부와 함께 설계를 둘러싼 논란도 큰데, 최근에는 공사비 절감을 위해 트러스 철판의 두께를 다르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8. 취약층에 주홍글씨 새긴 광주 소비쿠폰
‘인권도시 광주’도 올해 소비쿠폰 색상 차별 논란에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소비쿠폰 색상 차별 논란은 광주시가 전국민에 지급된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 색상을 금액에 따라 3종류로 나누면서 불거졌다.
18만원을 받는 상위 10%·일반 시민은 ‘분홍색’, 33만원을 받는 차상위·한부모 가족은 ‘초록색’ , 43만원을 받는 기초생활수급자는 ‘남색’으로, 소득 수준 등 생활상이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문제가 지난 7월22일 본보 보도로 제기됐다.
바로 다음 날 이재명 대통령은 “전형적인 공급자 중심의 행정편의적 발상이자 인권 감수성이 매우 부족한 조치”라며 즉각 시정을 지시했고, 강기정 광주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사과했다.
이후 7월31일부터 금액에 상관없이 분홍색 선불카드가 발급되면서 논란은 잠잠해졌지만, 인권도시 광주가 행정 편의를 위해 취약계층을 뒷전에 뒀다는 대목에서 공직사회 전반에 걸쳐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광주시는 인권감수성 분야 점검을 통해 개선 필요 과제를 발굴하며 사전 인권영향평가 도입을 약속했지만, 완전한 이행은 아직이다.
9. 기후위기 실감 괴물 폭우·극한 폭염
올여름 괴물 폭우와 극한 폭염이 지속되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7월17일 광주의 경우 하루 만에 평년 7월 강수량(294.2㎜)을 훌쩍 뛰어넘는 426.4㎜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날 나주, 담양, 함평, 화순, 무안, 장성, 광양 등 전남 곳곳에도 300-400㎜의 비가 내렸는데, 폭우가 사흘간 이어지면서 광양의 누적 강수량은 601㎜에 달했다. 이 기간 광주 2명, 순천 1명, 영암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그로부터 약 보름 만인 8월3-4일 최대 250㎜ 이상의 비가 한 차례 더 내리면서 무안에서도 사망자가 한 명 발생했다. 6-8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9도 높은 26.1도로 집계돼 역대 1위를 기록했고 폭염과 열대야 일수는 29.6일과 25.7일로 평년보다 22.3일, 14.6일씩 많았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온열질환자는 9월에도 꾸준히 발생했다. 올해 최종 집계는 광주 72명, 전남 381명(사망 3명)으로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온열질환자가 많은 해로 기록됐다.
10. 지역경제 직격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지난 5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화재가 났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지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화재로 소실된 2공장의 현장 감식 등을 위한 안전 보강 작업과 수사가 늦어지면서 재가동은 지난달 중순께부터 이뤄졌다. 약 6개월간 생산이 중단되면서 협력·도소매·운송 업체 등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또 노동자들의 급여 감소로 인한 손실 등을 종합했을 때 광주연구원은 경제적 손실액이 연간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광주공장 화재와 대유위니아 계열사 파산 등이 맞물리면서 광산구는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정부에 촉구할 정도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다행히 이 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졌고, 금호타이어 사측도 함평 빛그린산단에 신공장 건립을 확정하면서 사태는 조금씩 수습되는 분위기다.
한편 광주경찰청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와 관련 공장장과 오븐을 관리하는 책임자 1명, 관리자 2명 등 총 4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송치했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내년에나 열릴 것으로 보인다./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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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제주항공 참사 1년…원인·처벌 제자리
179명이 세상을 떠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년이 돼가지만, 무엇 하나 밝혀진 게 없다. 사고 원인이 특정되지 않다 보니 책임자 처벌 역시 제자리걸음이다.
현재 항공철도조사위원회(이하 항철위)는 12단계로 나뉘는 항공사고 조사의 6·7단계인 검사·분석·시험 및 사실조사 보고서 작성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은 공표되지 않았는데, 이는 유가족이 항철위가 국토교통부 소속이어서 상위 기관에 책임 소재를 따져 물을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크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마찰을 빚어서다.
이 같은 지적이 힘을 받으면서 항철위를 국무총리 산하 기구로 전환하는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고,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조만간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다만, 이로 인해 조사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라 경찰의 수사 마무리 역시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7.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4명 사망
참사 때마다 외쳤던 ‘안전도시 광주’는 올해도 헛구호로 남았다.
지난 11일 오후 1시58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이던 루프층(옥상 바닥)이 무너져 4명이 매몰됐으며 전원 숨졌다.
현재 광주경찰청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이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수사 중이다.
아직 이렇다 할 결론은 나오지 않았으나, 시공과 관련해 구조체 용접 불량이 사고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허 공법의 적정성 여부와 함께 설계를 둘러싼 논란도 큰데, 최근에는 공사비 절감을 위해 트러스 철판의 두께를 다르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8. 취약층에 주홍글씨 새긴 광주 소비쿠폰
‘인권도시 광주’도 올해 소비쿠폰 색상 차별 논란에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소비쿠폰 색상 차별 논란은 광주시가 전국민에 지급된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 색상을 금액에 따라 3종류로 나누면서 불거졌다.
18만원을 받는 상위 10%·일반 시민은 ‘분홍색’, 33만원을 받는 차상위·한부모 가족은 ‘초록색’ , 43만원을 받는 기초생활수급자는 ‘남색’으로, 소득 수준 등 생활상이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문제가 지난 7월22일 본보 보도로 제기됐다.
바로 다음 날 이재명 대통령은 “전형적인 공급자 중심의 행정편의적 발상이자 인권 감수성이 매우 부족한 조치”라며 즉각 시정을 지시했고, 강기정 광주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사과했다.
이후 7월31일부터 금액에 상관없이 분홍색 선불카드가 발급되면서 논란은 잠잠해졌지만, 인권도시 광주가 행정 편의를 위해 취약계층을 뒷전에 뒀다는 대목에서 공직사회 전반에 걸쳐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광주시는 인권감수성 분야 점검을 통해 개선 필요 과제를 발굴하며 사전 인권영향평가 도입을 약속했지만, 완전한 이행은 아직이다.
9. 기후위기 실감 괴물 폭우·극한 폭염
올여름 괴물 폭우와 극한 폭염이 지속되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7월17일 광주의 경우 하루 만에 평년 7월 강수량(294.2㎜)을 훌쩍 뛰어넘는 426.4㎜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날 나주, 담양, 함평, 화순, 무안, 장성, 광양 등 전남 곳곳에도 300-400㎜의 비가 내렸는데, 폭우가 사흘간 이어지면서 광양의 누적 강수량은 601㎜에 달했다. 이 기간 광주 2명, 순천 1명, 영암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그로부터 약 보름 만인 8월3-4일 최대 250㎜ 이상의 비가 한 차례 더 내리면서 무안에서도 사망자가 한 명 발생했다. 6-8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9도 높은 26.1도로 집계돼 역대 1위를 기록했고 폭염과 열대야 일수는 29.6일과 25.7일로 평년보다 22.3일, 14.6일씩 많았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온열질환자는 9월에도 꾸준히 발생했다. 올해 최종 집계는 광주 72명, 전남 381명(사망 3명)으로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온열질환자가 많은 해로 기록됐다.
10. 지역경제 직격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지난 5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화재가 났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지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화재로 소실된 2공장의 현장 감식 등을 위한 안전 보강 작업과 수사가 늦어지면서 재가동은 지난달 중순께부터 이뤄졌다. 약 6개월간 생산이 중단되면서 협력·도소매·운송 업체 등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또 노동자들의 급여 감소로 인한 손실 등을 종합했을 때 광주연구원은 경제적 손실액이 연간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광주공장 화재와 대유위니아 계열사 파산 등이 맞물리면서 광산구는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정부에 촉구할 정도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다행히 이 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졌고, 금호타이어 사측도 함평 빛그린산단에 신공장 건립을 확정하면서 사태는 조금씩 수습되는 분위기다.
한편 광주경찰청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와 관련 공장장과 오븐을 관리하는 책임자 1명, 관리자 2명 등 총 4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송치했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내년에나 열릴 것으로 보인다./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