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교육이 심각한 혼란에 빠져 있다. 광주교육 수장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진행된 가운데, 그 여파를 틈타 공교육 수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움직임까지 이어지며 교육 현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는 사법적 판단 이전에 정치적 프레임이 앞서 작동하고, 교육의 본질보다 선거 구도가 먼저 거론되는 것으로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이 사태의 전면에 일부 교육단체들이 서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본래 교실과 학교 현장을 지키며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을 책임져야 할 주체들이다. 그러나 최근 이들의 행보를 보면 교육은 보이지 않고, 정치적 구호와 사퇴 요구만이 반복되고 있다. 교육 현안에 대한 성찰이나 책임 있는 대안 제시는 찾아보기 어렵다. 학생들의 학습권, 교실의 변화, 교육의 질에 대한 논의 대신 특정 인물의 ‘사퇴’만이 전면에 등장한다.

교육은 어느 한 진영이나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며,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재단될 대상도 아니다. 교육감의 거취를 둘러싼 논쟁이 이렇게까지 과열된 배경에는, 교육을 공적 책무가 아니라 권력의 자리로 인식하는 왜곡된 시선이 깔려 있다. 교육이 정치의 언어로만 해석되는 순간, 학교 현장은 불필요한 혼란에 빠지고 교사와 학생들은 소모적인 갈등의 한복판에 서게 된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부각시키기 위해 현직 교육감의 사퇴를 외치는 모습은 씁쓸하다. 교육단체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중립성과 책임, 그리고 공공성은 사라지고 정치적 이해관계만이 전면에 드러나고 있다. 이는 교육단체로서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행태에 가깝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쉽게 잊히는 존재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각자의 재능과 가능성으로 미래 사회의 다양한 영역을 책임질 주체들이다. 교육은 그 가능성을 키워주는 공적 과정이다.

지금 광주교육에 필요한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차분한 성찰과 책임 있는 대안이다. 정치가 아니라 교육이고, 선거가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이야기해야 한다. 선거가 교육 위에 올라서는 순간,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과 학부모, 그리고 광주교육 전체에 돌아온다.

광주교육을 흔드는 것은 곧 광주의 아이들을 흔드는 일이다. 이 단순하지만 무거운 사실을, 지금 이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모든 주체들이 다시 한 번 깊이 새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