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3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역 내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전남지사 선거전이 본격 점화됐다. 현역인 김영록 지사가 일찌감치 3선 도전 의지를 확고히 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고, 다선 국회의원 그룹의 출마 선언도 이어지며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3선의 신정훈 국회의원(나주·화순)은 8일 전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신 의원은 “김영록 도정 8년 동안 100조원의 예산을 집행하고도 도민의 삶도, 전남의 경제도, 쓰러지는 민생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김영록 전남지사를 직격했다. 또 동부권 소외론을 들고 나온 주철현 국회의원(여수갑)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앞서 재선인 주철현 의원(여수갑)도 지난 9월 유력 후보군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뒤 각종 지역 행사에 참석하는 등 발걸음을 빨리 하고 있다. 무엇보다 ‘동부권 소외론’을 앞세워 전남 동부지역 세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4선인 이개호 국회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은 내년 1월 중순께 전남지사 출마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광주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공약 준비 등이 완료되면 내년 1월 중순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선 도백(道伯)인 김영록 지사는 아직까지 공식 발표를 안했지만 지난 6월 광주매일신문과의 인터뷰를 기점으로 3선 도전을 공식화한 상태다. 당시 김 지사는 “도정의 연속성을 위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지사는 전국 17개 시·도지사를 대상으로 한 광역단체장 직무수행평가에서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1위를 기록했다. 2022년 민선 8기 출범 이후 34개월이나 선두를 차지할 정도로 도정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앞서 민선 7기에도 조사가 이뤄진 43개월 중 30개월 동안 직무수행평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민주당 유력 후보군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남지사 선거는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의 본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서삼석 최고위원(영암·무안·신안)이 불출마 입장을 밝혀 민주당 후보 경선은 김영록 지사와 이개호·신정훈·주철현 국회의원이 나서는 4자 구도로 대진표가 짜여질 전망이다.

향후 민주당 경선의 핵심 쟁점은 김 지사의 ‘3선’ 찬반과 이를 매개로 한 ‘동부권 소외론’, 민선 7·8기 도정 평가 등 크게 3개 사안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실제 주철현 의원은 ‘동부권 vs 서부권’ 경쟁 프레임 확산에 집중하고 있고, 신정훈 의원이 반박하며 비판에 나서는 등 지역 간 대결 구도가 표면화돼 불필요한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방선거 경선 컷오프는 없다”고 공언해 김영록 지사의 3선 가도에 외형적 장애물은 사라졌지만, 경쟁 후보들이 동부권 소외론과 3선 피로감을 쟁점화할 경우 치열한 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김영록 지사의 도정 운영 성과가 두드러진 만큼 일각에서 제기하는 3선 거부감은 상쇄됐다는 게 중론”이라며 “동부권 소외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많지만 전남지사 후보 경선이 프레임 대결로 진행될 경우 자칫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