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가 해안 산책로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개당 1천만원이 넘는 고가 벤치를 설치하기로 해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목포시에 따르면 평화광장에서 대반동까지 이어지는 약 12㎞ 구간의 해안 산책로를 관광 명소화하기 위해 통일된 디자인의 안내 시설물과 벤치 등을 확충하는 ‘오시길’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6월 완료된 1차 사업(18억9천여만원)에 이어, 이달부터 내년 4월까지 2차 사업이 진행된다.

하지만 목포시가 2차 사업을 통해 설치할 ‘경관 벤치’ 25개에 총 2억7천96만원의 예산을 배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산술적으로 벤치 1개당 가격이 무려 1천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목포시의회 A 의원은 “국내 업체들의 판매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당 벤치 소재인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 벤치의 평균 출고가는 2인용 기준 150만원 선이며, 설치비를 포함해도 200만-300만원대가 일반적”이라며 “조형미가 가미된 제품이라 해도 1천만원이 넘는 단가는 시중가 대비 최소 2-5배 부풀려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설치 장소의 적절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추가 설치가 예정된 ‘오시길’ 사업 내 삼학도-요트마리나 구간 등은 이미 벤치 등 편의 시설이 충분해 ‘시설 과잉’이라는 지적이다.

A 의원은 “특수 기능이 없는 벤치를 초고가로 설치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용률이 제한적이고 이미 시설이 갖춰진 곳에 굳이 예산을 쏟아붓는 정책적 타당성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목포시는 해당 벤치가 기성이 아닌 목포만의 정체성을 담은 ‘주문 제작 조형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목포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관광거점도시 육성 계획에 따른 ‘바다산책로 예술성 강화’의 일환으로, 단순한 벤치가 아니라 ‘맛의 도시 목포’를 상징하는 그릇과 접시 디자인을 반영해 특수 제작된 조형물로 대량 생산되는 기성품과 단가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며 “이미 전남도 계약 심사를 통해 원가 산정의 적정성을 검증받았고, 당초 10억원이던 잔여 사업비를 시 재정 여건을 고려해 3억1천만원으로 대폭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산 절감 등을 고려해 공개입찰을 완료했으며, 사업의 공공성과 효율성 확보를 위해 설치 위치를 재검토 해 효과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해명했다./목포=정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