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4년여를 맞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 전면금지가 광주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였으나, 완전한 정착까진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관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적발된 불법 주정차에 대해 부과한 과태료 건수는 ▲동구 4천433건 ▲서구 4천669건 ▲남구 2천767건 ▲북구 5천203건 ▲광산구 1만718건 등 총 2만7천790건이었다.

이 시기 단속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황색 실선으로 칠해진 주정차 금지 구역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그러다 2021년 10월21일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 시행령이 적용되면서 어린이보호구역 전체가 주정차 금지 구역이 됐다.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주시가 연말까지 유예 기간을 두면서 본격 단속은 2022년 1월부터 시작됐다.

사실상 단속 전면 확대 첫해에 부과된 과태료 건수는 5개 자치구 모두 시행 전보다 늘어났다.

세부적으론 ▲동구 5천450건 ▲서구 5천980건 ▲남구 2천805건 ▲북구 9천783건 ▲광산구 2만3천878건 등 총 4만7천896건이며, 이는 2020년보다 72.34% 늘어난 수치다.

2023년은 3만3천488건(▲동구 5천395건 ▲서구 4천602건 ▲남구 2천542건 ▲북구 6천923건 ▲광산구 1만4천26건)으로 집계돼 30% 수준의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서구(7천129건)는 전년 대비 부과 건수가 늘었으나, ▲동구 4천952건 ▲남구 1천366건 ▲북구 5천669건 ▲광산구 1만49건 등 나머지 자치구가 감소세를 이어가 지역 전체는 11.65% 줄어든 2만9천586건이었다.

올해 10월 현재까진 ▲동구 3천48건 ▲서구 4천528건 ▲남구 1천253건 ▲북구 3천894건 ▲광산구 7천920건 등 총 2만643건으로 집계돼 감소세를 이어갈 수 있겠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전면금지 시행 전 현황보단 높고, 2022년 521곳이었던 광주 어린이보호구역이 지난해 402곳으로 줄어든 걸 감안하면 주정차 전면금지의 완전한 정착은 아직 멀어 보인다.

실제 이날 오전 10시께 서구 쌍촌동 서광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는 차량 8대가 연이어 세워져 있었다.

이 탓에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도로의 폭은 차량 한 대만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아졌는데, 근처 어린이집 앞 도로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인근 주민 김모(40대·여)씨는 “주변에 고등학교도 있어 많은 아이들이 등·하교 하는 길인데, 도로 한켠이 늘 막혀 있어 오가는 차 사이로 위험하게 지나가는 모습을 자주 본다”며 “퇴근 후부터 출근 전까지 둘 곳이 없어 주차해 두는 건 그렇다지만, 그 외 시간대에도 세워져 있는 건 의식의 문제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다음 해 예산을 편성해서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 단속을 위한 고정식 CCTV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며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견인할 홍보 활동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