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도로 확장 공사 사업비 분담 비율이 기존 ‘정부 50%·광주 50%’ 구조에서 광주시에 유리하게 재조정될 가능성이 열렸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 북갑)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 호남고속도로 확장 공사 사업의 정부 예산 분담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에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이 ‘다시 협의한다면 의견을 낼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도로공사 국감에서 “2021년 도로공사 방침이 변경됐고 소음 문제 해소를 위한 환경영향평가를 반영하기 위해 방음터널 12개소가 신규 반영되면서 사업비가 증가했다”며 “이는 광주시의 자체 의지가 아닌 정부 차원 제도 개선과 소음 문제 해결이라는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른 것이므로 방음터널 사업비 증액에 대해 정부 분담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함진규 사장은 “현재 호남고속도로 확장 공사는 정부와 광주시가 50대50으로 분담하기로 체결된 사안이나 분담 비율을 다시 협의하기 위해 정 의원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준다면 우리도 (새로운) 의견을 낼 용의가 있다”고 답변했다.

호남고속도로 동광주-광산 확장 공사는 2015년 사업계획 수립 당시 총예산이 2천762억원으로 추산됐으나 2023년 설계에서는 7천900억원 규모로 책정돼 총 5천100억원 가량 증액됐다.

증액의 가장 큰 원인은 방음터널 12개소 설치비로 약 3천400억원이 소요된다. 2021년 방음벽 높이와 방음터널 설치 관련 권고 방침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호남고속도로 확장 사업 환경영향평가 등에 따라 방음터널을 설치하는 것으로 설계가 수립됐고, 2022년 ‘제2경인 민자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건 이후 방재시설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공사비도 천정부지로 급증했다.

방음터널 시공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 사례는 호남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다른 고속도로 확장 사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시공 중인 영동고속도로(안산-북수원) 확장 공사의 경우 방음터널 230m 설치로 공사비가 142억원 증액됐다.

호남고속도로 확장 공사 사업비 분담은 현재 정부 50%(국비 20%, 도로공사 30%), 광주시 50%다. 이는 2012년 6월 최초 논의 당시 정부 80%, 광주시 20%로 협의됐으나 2013년 12월 기획재정부 재협의 요구로 인해 최종적으로 절반씩 부담하는 구조로 변경된 것이다.

정준호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도로공사로부터 호남고속도로 사업비 분담 재협의 답변을 긍정적으로 끌어낸 만큼 향후 광주시와 도로공사가 책임 있는 논의를 통해 정부 분담 비율 확대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호남고속도로 동광주-광산 확장 사업은 광주시가 최소한의 시비 분담금을 집행하지 않고 공사 예산 전액 국비 지원 입장을 고수하다 올해 정부 추경안에서 국비 379억원이 전액 삭감돼 중단 위기에 놓인 바 있다.

이후 광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신속한 확장 공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자 광주시가 한 발 물러섰고, 정부 2차 추경 예산에서 국비 183억원을 확보해 지난달 22일 착공했다.

한편, 동광주 IC부터 광산 IC까지 총 11.2㎞ 구간을 4차로에서 6-8차로로 늘리는 호남고속도로 확장 사업은 용봉 IC 진입로 미개설에 따른 불편 제기와 북부·광산 지역의 만성 교통 혼잡 해결을 위해 수십년 전부터 진행돼 온 협의의 결과물이다.

확장 대상 구간은 광주 외곽의 주요 관문 역할을 하면서도 도심 도로의 기능을 겸해 교통량이 폭증한 곳이다.

동광주IC-광산IC 구간의 1일 평균 통행량은 약 14만대로 적정 통행량 5만1천300대의 약 2.7배에 달해 전국 최악의 교통 정체 구간 중 한 곳으로 꼽혀왔다.

한국도로공사 자료에 따르면 도로 혼잡도를 평가하는 6단계 등급에서 최하위인 F등급 판정을 받기도 했다.

/김진수·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