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열대야, 집중호우가 일상이 된 지금, 도시는 생존의 무대로 바뀌었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에 둘러싸인 광주 도심은 ‘열섬’이 심각하고, 분지 지형 특성으로 인해 침수 위험도 날로 커지고 있다. 영산강·황룡강·광주천 등 하천 인프라로도 충분치 않은 현실인 만큼, 이제는 광주의 체질을 바꾸는 대전환이 필요하다.

그 핵심은 바로 백만평광주숲이다.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 약 250만 평 중 100만 평을 숲으로 조성하자는 시민·민관·학계의 정책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포럼에서도 “폭염 시대, 광주 군공항 부지 숲이 답이다”라며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적 해법의 핵심으로 숲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해외와 국내 선례도 강력히 우리를 설득한다. 뉴욕 센트럴파크의 조경가 올름스테드는 “이곳에 공원을 짓지 않으면 100년 후 폭염과 열대야로 정신병동이 필요할 것”이라 경고했으며, 실제 오늘날 센트럴파크는 뉴욕의 기후 완화와 휴식의 상징이다.

브라질 꾸리찌바는 ‘스펀지시티’ 개념을 도입, 홍수 조절형 공원을 통해 재미와 치수기능을 동시에 확보한 모범 도시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는 포항시의 그린웨이 프로젝트가 대표적 성공 사례이다. 지진 이후 도시회복을 위해 도심 하천 복원, 녹지축 조성, 빗물정원과 침투포장 확대 등 물순환 기반 정책으로 폭우 피해를 줄이고, 여름철 도심 기온까지 낮추며 시민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광주에는 이미 푸른길 공원이라는 훌륭한 자산도 있다. 폐선 철도를 녹지로 다시 살아나게 해 시민 보행·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한 이 프로젝트는 도심에서도 충분한 녹색 전환이 가능함을 보여준 좋은 사례이다.

이제 광주는 더 담대한 비전을 품어야 한다. 백만평광주숲과 장록습지의 저류 기능을 결합하고, 광주천 양동복개 복원, 도심 전역의 빗물정원·침투포장 확대, 산책로와 자전거길 네트워크를 구축해 ‘숲과 물이 숨 쉬는 물순환 도시’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침수와 열섬을 동시에 완화하고, 생물다양성과 도시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다.

백만평광주숲은 선택이 아닌, 오늘을 사는 광주시민의 생존과 직결된 전략이다. 우리 광주가 기후위기 시대를 뛰어나온 모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