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남종화의 뿌리 운림산방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허진 작가(전남대 예술대 학장)가 서울에서 개인전을 연다.

‘오라, 나의 영토로 : Come To My Territory’를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는 오는 29일부터 서울 갤러리초이(서울시 마포구 토정로 17-7)에서 열린다. 전시 후원사인 DB금융투자 알파플러스클럽 전시는 지난 5일 오픈해 진행 중이다. 두 전시 모두 다음 달 29일까지 이어진다.

갤러리초이의 기획으로 마련된 두 곳 전시에서는 각각 신작을 포함한 15점씩 총 30점을 선보인다. 그의 대표 연작인 ‘유목동물’과 ‘이종융합동물’은 인간과 자연, 문명과 야생, 과거와 현재의 뒤엉킴 속 새로운 존재의 가능성을 탐구한 결과물이다.

소치 허련에서 시작해 남농 허건으로 이어지는 전통 화맥의 한가운데 선 작가는 남종화맥의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정체성과 예술 철학을 탐구하며 다양한 작업을 펼쳐오고 있다.

이건수 미술비평가는 전시 서문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진화돼 흐르고 있는 문명에 대한 깊은 사유를 체험하게 하는 작가의 작품은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유하고 질문하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며 “그는 단순한 이미지 창작자가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끝없는 질문을 던지는 예술 철학자라고도 할 수 있다”고 평했다.

한편 허진 작가는 1990년 개인전 ‘묵시’로 등단한 이후 37회의 개인전과 60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제1회 한국일보 청년작가 우수상, 문화관광부 2001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제19회 허백련미술상 본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남대 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