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항할 카드로 거론됐던 보수 진영의 ‘반명 빅텐트’ 구상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는 8일 오후 국회에서 후보 단일화를 위한 2차 담판에 나섰지만 ‘단일화 시기’ 등을 놓고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

이날 먼저 발언에 나선 한 후보는 “어떤 단일화 방식도 당에서 정하면 다 받겠다”면서 후보 등록 마감(5월11일) 전에 단일화를 완료하자고 거듭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문수) 후보님이 ‘(단일화를) 일주일 연기하자’고 한 것이 결국은 하기 싫다는 말씀과 같이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저는 단일화를 늘 생각하고, 지금도 생각하고, 한 번도 단일화를 안 한다고 한 적이 없다”며 “당연히 단일화의 첫 번째 대상은 (한덕수) 총리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한 후보께서 출마를 결심했다면 당연히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게 합당하다 생각하는데 왜 안 들어오고 밖에 계시냐”고 물었다.

결국 두 사람의 담판은 약 1시간 뒤인 이날 오후 5시38분께 아무런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이처럼 보수 진영의 빅텐트 구축이 김문수·한덕수 후보는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 각 후보 진영의 엇갈린 이해관계 속에 내홍을 거듭하면서 ‘아름다운 단일화’는 이미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당내 경선 뿐만 아니라, 단일화 과정에서 각 주자 사이에 ‘앙금’이 남으면서 단일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보다는 각 지지층의 표가 분산되는 역효과가 나타날 가능성까지 있다는 분석이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