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한 삶의 흔적과 흘러간 기억을 소재로 작품세계를 펼쳐내는 이철규 작가의 기획초대전이 마련됐다.

다음달 20일까지 대담미술관에서 열리는 ‘기억은 추억이 되어, 고스란히’다. 전시에선 작가의 스케치 단계인 에스키스 작품 8점을 비롯해 ‘남겨진 자들의 시간’, ‘소녀에게 바침’, ‘트래블러’ 연작과 드로잉 작품 등 20점을 선보인다.

‘남겨진 자들의 시간’ 연작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의자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 상실과 회복을 탐구한 결과물이다.

의자는 본질적인 의미를 넘어 그 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의 수많은 기억과 흔적이 쌓인 서사적 매개체로 작용한다. 의자와 함께 새와 꽃, 왕관, 우산 등 다양한 사물과 인간 형상을 결합한 작품은 삶 속 관계성을 드러내고 있다.

타인의 삶과 기억을 포착해 보편적인 경험으로 확장한 작품도 있다. ‘소녀에게 바침’ 작품은 젊은 시절의 어머니를 기리며, ‘트레블러’ 시리즈는 여행자와 이방인으로서의 존재를 탐구하며 감정의 깊이를 섬세히 풀어낸다.

전시를 기획한 최아영 대담미술관 부관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가 지나온 시간과 남겨진 흔적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자리”라며 “단순한 과거가 아닌 현재를 지탱하는 요소로서의 기억과 추억은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위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