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꿈이 꺾이지 않도록 돕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살아야 제 삶도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주 북구 용두동에서 양산동해물약국을 운영하다 최근 전북 익산시 함열읍으로 거처를 옮겨 함열유명종로약국을 연 서웅(52·사진) 약사는 2011년부터 초록우산 광주지역본부를 통해 조손가정 아동을 후원하고 멘토링 프로그램 참여, 해외 의료 봉사 등 다양한 나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서 약사는 대기업 자동차 연구소 연구원 출신이다. 30대 초반 ‘가치 있는 삶’을 고민하던 그는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자”라고 결심, 32살에 사표를 내고 약학대학 진학을 준비했다. 2년간 수능에 도전해 약대에 합격했으며 2010년 졸업과 함께 본격적인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 나눔은 매월 5만원씩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는 것이었다. 이듬해부터는 초록우산 광주본부를 통해 조손가정 아동 5명에게 매월 총 50만원씩 후원하며 현재까지 8천100만원을 기부했다.

서 약사의 나눔은 해외로도 이어졌다. 2010년 아프리카 케냐를 시작으로 우간다(2012년), 캄보디아(2015년), 네팔(2017·2018년), 필리핀(2019년), 르완다(2024년) 등 매년 의료 혜택이 부족한 지역을 찾아 아내·자녀들과 함께 해외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8일 “첫 해외 봉사에서 환영의 노래를 들었을 때 큰 감동을 받았었다”며 “하루 800명 넘게 돌보느라 녹초가 됐지만 서로 부둥켜안고 작별 인사를 하던 순간 인종과 국경을 넘어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께에는 초록우산 광주본부가 지원하는 르완다의 영유아센터와 가정어린이집을 방문해 새로운 영유아센터 건립을 위해 1천만원을 후원했다. 서 약사의 처형도 별도로 1천만원을 기탁했다.

서 약사는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우리나라가 빠르게 가난에서 벗어나고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교육에 대한 높은 열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환경에 놓인 이들에게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해 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자립준비청년들에도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지난해 12월께 광주 지역 자립준비청년 80명에게 1인당 10만원 상당의 비상약 키트를 후원했고 초록우산 광주본부에서 실시하는 멘토아카데미에 참가해 올해 두 번째 멘토 활동을 할 예정이다.

서 약사는 “멘티와 제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고 사회적으로 가족 같은 관계를 맺게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언급했다.

서 약사는 향후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패밀리 쉐어 하우스’ 설립을 목표하고 있다.

서웅 약사는 “1층은 상가 2·3층은 남·여 쉐어 하우스, 4층은 원룸 등 형태의 건물을 지어 함께 지내는 아이들이 형제·자매가 되고 후원자들이 파파·마마가 돼 사회적으로 가족이 되는 패밀리 쉐어 하우스를 만드는 게 꿈이다”며 “우리 사회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고 재능기부나 후원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면 행복은 덤으로 찾아온다”고 환하게 웃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