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상업지역의 주거 용적률을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놓고 광주시와 광주시의회가 공개 토론회에서도 입장 차를 재확인하며 팽팽히 맞섰다.

광주시와 시의회는 지난 11일 KBS ‘생방송토론740’에서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광주시 패널로 김준영 시 도시공간국장과 노경수 광주대 도시부동산학과 교수가, 시의회 패널로 박필순 산업건설위원장과 박홍근 나무심는건축인 상임대표가 나섰다.

양측 패널들은 광주 중심상업지역 주거 용적률을 현행 400% 이하에서 540% 이하로 완화하는 것에 대해 극명한 이견을 드러냈다.

김준영 국장은 “도시 관리는 단순히 접근해야 하는 게 아니라 전체를 보면서 채워가는 방식으로 관리돼야 한다. 도시는 하나의 생명체로 현재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으로 용도를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며 “중심상업지역의 경우 원래 목적이 상업이지 주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또 “현재 심각하게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거 용적률을 완화할 경우 문제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며 “예견되는 부작용이 상당히 심각한 만큼 많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국장은 “중심상업지역이 주거지화 된다면 본연의 기능이 훼손되고 열악한 정주 환경과 더불어 기반시설 부족 등으로 오히려 시민 삶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며 “특히 원도심 내에 아파트가 우후죽순 난개발될 것이며 이로 인한 교통 혼잡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수 교수도 “정말 공공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지, 도시의 계획적이고 질서 있는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조례인지 의문이 든다”며 “주택 시장의 흐름이 공급 위주인지 수요 위주인지 따져봐야 하는데 지금은 공급이 넘쳐 미분양이 심각한 상황인 만큼 공급이 아닌 수요를 진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필순 위원장은 “현재 경기 침체로 충장·금남지역, 상무지구, 첨단지구 등 중심상업지역이 몰락해가고 있다”며 “중심상업지역에 경기 활성화 기회를 제공하고 활로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주거 용적률 완화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2019년 민선 7기 당시 무분별한 고층 아파트 난개발 방지, 도시의 스카이라인 회복을 위해 모든 상업지역의 주거 용적률을 600%에서 400%대로 낮춰 일괄 규제했다”며 “수년 간 논의한 결과 이러한 규제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이제 중심상업지역 만이라도 600%에 상당하는 540%로 완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정주 인구가 조금이라도 늘어난다면 상업 지역에 활기를 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광주시가 시민 삶의 질 저하를 우려하고 있지만 오히려 상업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면 주변 도로 및 생활 여건이 개선되고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홍근 상임대표도 “규제 만이 능사가 아니다. 용적률 완화를 통해 도시 경쟁력에 있어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흐름을 유도해야 한다”며 “투자가 되지 않으면 개발도 되지 않는다. 지금처럼 계속 묶어 놓는다면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나도 도심은 발전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12일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 해당 조례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시의회의 빠른 결정을 촉구했다.

광주시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재의 요구된 조례안은 수정의결이 불가능한 만큼 시민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시의회가 빠른 표결을 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편, 시의회는 지난달 12일 중심상업지역 주거 용적률을 완화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으나 광주시가 이에 반발해 재의요구를 행사했다. 재의요구에 따라 시의회는 해당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해야 한다.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하고 출석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조례로 확정된다./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