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절감을 목적으로 관광버스에 경유와 난방용 등유를 혼합한 ‘가짜 석유’를 넣고 주행한 광주·전남 관광버스 기사들이 덜미를 잡혔다. 불법 행위를 인지하고도 난방용 등유를 이들에게 공급한 주유소도 함께 적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2일 담양군·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광산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과 한국석유관리원 광주전남본부는 지난 2월13일 합동 점검 과정에서 광산구 일원에서 경유·등유를 혼합한 가짜 석유를 불법 유통한 A씨와 관광버스에 주유한 B씨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 혐의로 현장 적발했다.

경찰은 확보한 장부와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동식 주유시설로 불법 개조한 탑차에 등유를 판매한 담양군 소재 한 주유소 업주와 A씨에게 가짜 석유를 공급받은 관광버스 기사 6명도 같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가짜 석유를 판매한 A씨와 주유한 B씨를 포함해 덜미를 잡힌 관광버스 기사 7명은 모두 광주·전남에 본사를 둔 관광버스업체 3곳 소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광버스 기사들은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경유와 등유를 섞은 가짜 석유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등유는 경유보다 ℓ당 200-300원 가량 저렴하다. 400ℓ 주유 시 약 8-12만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가짜 석유는 미세먼지와 환경오염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엔진 고장·정지 등을 일으켜 자칫 인명 피해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은 가짜 석유제품을 제조·수입·저장·운송·보관·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차량·기계 연료로 등유를 판매하는 석유사업자에 대해서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가짜 석유 제품임을 인지하고도 사용하면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광산경찰서 관계자는 “불법 행위가 장기간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적발된 관광버스 업체와 주유소를 대상으로 실제 가짜 석유 주유 기간, 불법 유통량 등 구체적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