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광주공장의 냉장고 구 모델 생산 물량에 대한 멕시코 이전은 없던 일이 됐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보호 무역주의 강화와 관세정책 변화, 국내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협력사·하청업체의 연쇄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기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재추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광주시는 강기정 시장이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가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광주공장을 직접 찾아 박성호 부사장 등과 당면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 부사장은 “냉장고 물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늘리려고 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강 시장은 구 모델 변동은 백지화되고 신모델을 추가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매년 수시로 진행하던 물량 조정으로 급등한 물류비 절감 등을 위해 냉장고 생산라인(20만-30만대)의 멕시코공장 이전을 검토했다. 그러나 미국발 무역 전쟁의 여파로, 안정적인 경영에 초점을 두고 다각도의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강 시장의 전언에 따르면 컨베이어 벨트 등 대대적 투자와 함께 프리미엄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광주의 가전은 주력산업으로 꾸준히 성장세다. 2016년 2조원에서 지난해 5조원을 달성하는 등 매출 규모를 늘리고 있다.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버팀목인 셈이다. 광주사업장은 핵심적인 스마트 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외로 라인을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시민들의 우려가 컸었는데, 이제 안도하게 됐다. 경제계도 한숨을 돌리고 있다.

광주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가전, 자동차 등 전반에 대해 종합관리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관세정책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어 긴장감을 가지고 치밀하게 대처해야 하는 시기다. 삼성전자 광주공장 물량의 해외 이전 계획이 취소됐으나 안심할 수 없다.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도 중요해졌다. 광주시 자체적으로도 보호무역 공세의 최소화를 위해 상생·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