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판단과 검찰의 결정으로 체포 52일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자 광주·전남 지역사회는 또 한 번 들끓었다.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 175곳이 참여한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지난 8일 오후 4시30분께 5·18민주광장에서 ‘제17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주최 추산 1천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대회의 최대 화두는 전날 법원이 윤 대통령에 대해 내린 구속취소 결정이었다.

발언에 나선 광주 시민 김해수씨는 “서울중앙지법이 윤석열에게 석방이라는 면죄부를 준 것은 국민을 조롱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나규복 광주비상행동 공동대표는 “법원에 이어 검찰도 항소 포기를 결정한 건 두 기관 모두 내란 세력의 편을 들어준 것”이라며 “윤석열은 석방되면 증거 인멸, 증인 협박, 내란 선동 등으로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회 중간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나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참석자들은 “말도 안 된다”, “소식도 듣기 싫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다시 비상사태가 온 것 같다”며 치를 떨기도 했다.

대회 후 광주비상행동은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어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 결정이 나올 때까지 비상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광주비상행동은 9일 긴급 성명을 통해 “법원과 검찰의 국민 배신 행위는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는 국민이 보여준 무한한 신뢰를 저버리지 말고 조속한 파면 결정으로 대한민국을 정상화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비상행동은 10일 오전 10시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검찰과 법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또 같은 날 오전 11시 전일빌딩245에서 전체 대표자 회의를 열어 대응 방침을 논의할 방침이다.

한편 윤 대통령 석방 결정이 나온 지난 7일 오월 공법 3단체(5·18민주화운동 부상·공로자회,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와 5·18기념재단은 공동 성명을 통해 “윤석열 석방 결정은 대한민국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반역적 폭거”라며 “검찰 수뇌부를 해체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란을 기획·주도한 자가 법적 심판을 받기는커녕 사법부의 결정으로 석방된 걸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이번 구속 취소 결정은 사법부가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했음을 증명하는 꼴이다”고 지적했다.

광주비상행동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내란 수괴 윤석열의 석방은 극우 내란 동조 세력들의 겁박에 사법부가 굴복한 것이고, 사법 정의를 포기한 행위”라며 “이 결정은 국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탄핵 정국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