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곡마사 그리고 광대(재즈)’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한 야수파 대표 작가 앙리 마티스. 그는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예술의 혁명을 일으킨 대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다른 야수파 작가들과는 달리 끊임없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나갔다.

거친 붓 터치와 격정적인 화면 구성, 원색의 대담한 활용 등 ‘야수’와 같은 에너지는 당대 유화 작품뿐 아니라 석판화, 스테인드글라스, 콜라주, 도예, 섬유디자인 등 시각예술 전반에 강한 영향을 미쳤다.

암 수술을 받은 마티스는 기존 작품 활동이 어려워지며 말년에는 색종이로 형태를 오려 붙이는 컷아웃 기법의 작품을 시작하게 된다.

아무렇게나 붙인 듯한 모양이지만, 화면 구성의 통일과 리듬 변화가 느껴지는 그의 생애 마지막 10년 동안의 컷아웃 작품은 회화 못지 않은 완성도와 예술적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색과 형태에 대한 그의 후반기 실험정신이 집약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다음달 21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는 ‘앙리 마티스: LOVE&JAZZ’ 전시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반복된 병마에 시달렸던 마티스는 휠체어에 의지한 상태로도 예술에 대한 열정과 탐구심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이 시기 회화와 콜라주의 경계를 허문 컷아웃 기법과 혁신적인 아티스트 북 제작 그리고 대규모 벽화 작업 등을 통해 새로운 예술의 경지를 개척했다.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그는 침대에서 가위와 풀 그리고 핀을 이용해 컷 아웃 작품 20장을 만들었고, 컬러 판화 20점과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합쳐 아티스트북 형식의 ‘JAZZ’를 제작했다.

전시에서는 그가 손수 편집하고 디자인한 희귀 아티스트 북과 오리지널 프린트 등 70여 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날개짓하는 인물과 심장을 의미하는 빨간 점, 깃털을 연상시키는 노란 색종이가 어우러진 그리스 신화의 ‘이카루스’, 서커스에서 영감을 받은 ‘말, 곡마사 그리고 광대’ 등 일종의 ‘시각적 리듬’을 갖춘 작품들이 내걸린다.

특히 이번 전시는 광주신세계 개점 30주년을 기념해 최근 대전 신세계갤러리에서 유료로 선보였던 작품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백지홍 광주신세계갤러리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마티스의 불꽃 같은 창작열을 마주하고, 거장의 작품세계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끊임없는 탐구와 혁신으로 20세기 미술의 선구자가 된 마티스의 작품을 통해 행복과 기쁨, 환희의 순간을 경험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