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독립성 문제를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여당은 특별감사관 등 견제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반면, 야당은 선관위 독립성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하며 맞섰다.

국민의힘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특별감사관법을 당론 추진하기로 했고 ‘선거 시스템 특별점검법’도 (발의를) 진행 중”이라며 “2개 법안으로 선관위에 대한 국민적 신뢰 문제를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국힘은 국정조사와 선관위 사무총장 인사청문회 도입도 추진할 방침이다.

조용술 대변인은 “헌법이 보장한 선관위의 독립성은 면책 특권이 아니다”며 “국정조사나 특별감사관제도 등을 통해 선관위의 부패 사슬을 끊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감사원의 감사 범위에 선관위를 포함하도록 하는 개헌과 법관의 선관위원 겸직을 축소하는 법률 개정 등도 선관위 감시 대안으로 거론된다.

김민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시·도선거관리위원 요건 중 하나인 ‘법관’을 ‘선거관리 및 선거범죄에 식견이 풍부한 사람’으로 수정하는 선관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현직 법관이 선관위원을 겸직하면 삼권 분립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이와 달리 민주당은 감사원의 감사 대상에 선관위를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용기 의원이 지난달 28일 발의한 개정안은 ‘감사원의 직무감찰에 제외되는 기관’ 목록에 기존 국회·법원·헌법재판소에 선관위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선관위 김세환 전 사무총장이 재임 시절 선관위 명의의 ‘세컨드 폰’을 만들어 정치인들과 연락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드러난 것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전 총장은 지난해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 경선을 치른 인물이다.

신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 전 사무총장이 세컨드 폰을 만들어 정치인들과 연락한 것으로 드러난 것과 관련, 국힘은 일제히 ‘정치 장사’이자 ‘부패 카르텔’이라는 입장을 내놨다”며 “그런데 안타깝게도 김세환은 작년 8월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 국힘 예비후보로 등록했음이 밝혀졌다. 아니, 현재도 국힘당원이 분명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란 우두머리로 기소된 대통령을 살려보고자 선관위의 부실선거, 투표부정을 찾으려 하다 보니 이번 선관위 사무총장의 행보가 딱 걸렸고 그래서 한참을 욕하다 보니 결국 자기들이 범인이 된 꼴”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연고지가 강화군이고 국민의힘 우세 지역이니까 기회주의적으로 기웃거렸을 뿐이지, 최종 후보가 되지도 못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했으니 차명폰으로 누구와 통화했겠나”라고 반박했다.

주 의원은 또 “어느 당에 입후보했는지가 본질이 아니라 심판이 선수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핵심”이라며 “선관위 공정성 수준이 이 정도라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재판을 재개해서 따질 것을 따져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