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추억의 다방 / 수필 - 송원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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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3. 03(월) 19:42 가+가-
다방은 8-9세기에 동양 3국에서 다도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 처음 등장했다. 고려시대의 다방은 차와 술, 과일 등에 관한 일을 맡아보는 국가 기관이었다. 조선시대에는 다방보다 술집이 발달했다. 개화의 물결을 타고, 커피와 홍차가 보급되면서 근대적인 다방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1902년 손탁이 정동에 지은 손탁 호텔에 서울 최초 호텔식 다방을 두었다. 다방은 차를 마시는 곳으로뿐만 아니라 사교 공간과 문화공간으로 이용되었다.
우리나라 60-70년 옛날 다방에는 애틋한 향수와 추억 하나쯤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 당시 다방엔 낭만과 나름대로 남자들의 자존심이 있었고, 슬픈 사연의 사랑!, 눈물의 이별과 애환들이 많이 있었다.
국제 경기가 있을 때면 단체 관람장이 되기도 했으니, 당시 다방은 어른들의 사랑방이었던 셈이다. 그뿐이겠는가.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 직장인의 휴식 공간, 동네 한량들의 아지트였으며, 데이트와 맞선 장소였고 음악감상 장소 등, 거리의 휴게실(休憩室) 노릇을 톡톡하게 했다. 가끔은 가짜 시계나 지갑, 벨트를 거래하는 상거래 장소가 되기도 했다.
1945년 해방 무렵 서울에는 60개 정도의 다방이 있었다고 한다. 그 후 1천200여 개로 늘고 1990년대 후반 커피 전문점 ‘cafe(카페)’로 변화되면서 30여 년간 다방은 문화를 이끌며 성업을 이루었다.
부산 광복동 용두산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한국 최초 음악감상실 ‘무아’가 생겨나기 전, 항구도시 부산 광복동과 남포동, 대구 반월동에서 동성로를 거쳐 대구역으로 이어지는 큰길과 골목길에도 수많은 다방들이 생겨나고 성업을 이루었다. 광주에서는 충장로, 금남로 주변과 대인동, 계림동 등에 크고 작은 다방들이 성업을 했다. 서울 시내에 있었던 다방으로는 읍내다방, 향촌다방, 심지다방, 수다방, 욍비다방, 황금다방, 중앙다방 등 많은 이름으로 영업을 했고 당시 광주 충장로 주변에는 야자수 다방, 복다방, 금잔디, 청자다방, 크로바다방, 토요다방, 향진 등의 상호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 후 음악감상실이 생겨나면서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 사랑의 장소가 되어 사랑을 받았다. 음악감상실은 한국 최초 부산 ‘무아’ 음악감상실과 서울에는 종로 쪽에 ‘디쉐네 쉘부르’ 음악감상실이 대학생들과 젊은이들의 장소로 유명했다. 작은 booth(부스)에 DJ가 들어앉아서 샹송 가곡과 트로트풍 가요, pop song 등을 신청하면 틀어 주면서, 우리들의 애환을 공유했었던 추억의 다방! 음악감상실이었다.
시내 중심가 다방은 카운터에 중년 여성 ‘마담’이 앉아 있고, ‘레지’(영어로 lady)라고 불리는 젊고 예쁜 아가씨들이 커피를 날라주는 동안 즐거운 가요 가락이 손님들의 가슴을 그윽하게 적셔주던 추억의 다방!
그 당시 사람들은 시골 읍내는 말할 것도 없고 시내 중앙통에 있는 다방의 마담이나 레지와의 사연 하나쯤 없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다방에 들어서면 낯익은 마담과 레지가 경쟁하듯 환하게 웃으며 맞아줬고,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옆자리에 살며시 앉으면서 귀여운 미소는 물론 애교를 떨며 손님들을 맞이했었다.
“커피 한 잔 가져와!”라는 손님의 주문이 떨어지면 애교스런 미소로 “저도 한잔하면 안 될까요?” 하고 말을 하면 “안 돼!”라고 무질러버리는 목석같은 사람은 없었다. 요즘이야 커피 한 잔에도 점심 한 그릇 값에 육박하지만, 그 당시 커피 한 잔은 각전(角錢)이었다. 70년대 당시 커피값은 80원 정도였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마담과 레지는 미소 지으며 “우리 쌍화차(雙和茶) 한 잔 더 하면 안 돼요?”라고 애교를 부리며 비싼 차를 주문하지만! 이때에도 “안돼!”는 거의 없었다. 그렇게 분위기가 익어가는 것이 뭇 사내들의 멋이었고 낭만이기도 했었던 것 같다. 어느 다방에 예쁘고 멋진 레지가 새로 왔다는 소문이 들리면 그 다방은 한동안 문전성시를 이루곤 했는데 레지가 인기를 누렸던 현상은 그 시대를 대변하는 특이한 풍경이기도 했었다.
다방이 아닌 요즘의 커피 전문점 ‘cafe’에서 coffee 메뉴판을 보면 커피 종류가 다양하고, 그 이름들이 어렵고 복잡하고 헛갈린다. 다방 이름도 다방에서 Cafe로, 세월 따라 이름도 변해가면서 복잡해만 진다. 다방을 주름잡던 그 옛날 청춘들에게는 나이만큼 세월의 무상함과 서글픔과 아쉬움이 몰려온다.
커피 꽃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Always be with you)’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커피 한 잔에는 반드시 꽃향기가 담겨 있으므로 꽃향기가 풍성한 커피가 좋은 커피라고 한다. 요즈음의 비싸고 다양해진 커피 맛과 향이 과연 옛날 다방의 낭만적인 커피 맛보다 더 좋다고 누가 함부로 쉽게 말할 수 있겠는가? 다방 족보에도 없었지만, 계란 노른자위까지 곁들여서 주던 모닝커피…. 커피도 마시고 몸보신도 하고 그렇게 다방은 정말 즐겁고 소중한 장소였다. 커피 한잔을 하고 마담의 거대한 환송을 받으며 다방 문을 나설 때의 흐뭇함을 요즘 사람들이 알 수 있을까?
<송원봉 약력>
▲ 문학과 비평으로 등단
▲ 광주문인협회 회원
우리나라 60-70년 옛날 다방에는 애틋한 향수와 추억 하나쯤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 당시 다방엔 낭만과 나름대로 남자들의 자존심이 있었고, 슬픈 사연의 사랑!, 눈물의 이별과 애환들이 많이 있었다.
1945년 해방 무렵 서울에는 60개 정도의 다방이 있었다고 한다. 그 후 1천200여 개로 늘고 1990년대 후반 커피 전문점 ‘cafe(카페)’로 변화되면서 30여 년간 다방은 문화를 이끌며 성업을 이루었다.
부산 광복동 용두산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한국 최초 음악감상실 ‘무아’가 생겨나기 전, 항구도시 부산 광복동과 남포동, 대구 반월동에서 동성로를 거쳐 대구역으로 이어지는 큰길과 골목길에도 수많은 다방들이 생겨나고 성업을 이루었다. 광주에서는 충장로, 금남로 주변과 대인동, 계림동 등에 크고 작은 다방들이 성업을 했다. 서울 시내에 있었던 다방으로는 읍내다방, 향촌다방, 심지다방, 수다방, 욍비다방, 황금다방, 중앙다방 등 많은 이름으로 영업을 했고 당시 광주 충장로 주변에는 야자수 다방, 복다방, 금잔디, 청자다방, 크로바다방, 토요다방, 향진 등의 상호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 후 음악감상실이 생겨나면서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 사랑의 장소가 되어 사랑을 받았다. 음악감상실은 한국 최초 부산 ‘무아’ 음악감상실과 서울에는 종로 쪽에 ‘디쉐네 쉘부르’ 음악감상실이 대학생들과 젊은이들의 장소로 유명했다. 작은 booth(부스)에 DJ가 들어앉아서 샹송 가곡과 트로트풍 가요, pop song 등을 신청하면 틀어 주면서, 우리들의 애환을 공유했었던 추억의 다방! 음악감상실이었다.
시내 중심가 다방은 카운터에 중년 여성 ‘마담’이 앉아 있고, ‘레지’(영어로 lady)라고 불리는 젊고 예쁜 아가씨들이 커피를 날라주는 동안 즐거운 가요 가락이 손님들의 가슴을 그윽하게 적셔주던 추억의 다방!
그 당시 사람들은 시골 읍내는 말할 것도 없고 시내 중앙통에 있는 다방의 마담이나 레지와의 사연 하나쯤 없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다방에 들어서면 낯익은 마담과 레지가 경쟁하듯 환하게 웃으며 맞아줬고,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옆자리에 살며시 앉으면서 귀여운 미소는 물론 애교를 떨며 손님들을 맞이했었다.
“커피 한 잔 가져와!”라는 손님의 주문이 떨어지면 애교스런 미소로 “저도 한잔하면 안 될까요?” 하고 말을 하면 “안 돼!”라고 무질러버리는 목석같은 사람은 없었다. 요즘이야 커피 한 잔에도 점심 한 그릇 값에 육박하지만, 그 당시 커피 한 잔은 각전(角錢)이었다. 70년대 당시 커피값은 80원 정도였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마담과 레지는 미소 지으며 “우리 쌍화차(雙和茶) 한 잔 더 하면 안 돼요?”라고 애교를 부리며 비싼 차를 주문하지만! 이때에도 “안돼!”는 거의 없었다. 그렇게 분위기가 익어가는 것이 뭇 사내들의 멋이었고 낭만이기도 했었던 것 같다. 어느 다방에 예쁘고 멋진 레지가 새로 왔다는 소문이 들리면 그 다방은 한동안 문전성시를 이루곤 했는데 레지가 인기를 누렸던 현상은 그 시대를 대변하는 특이한 풍경이기도 했었다.
다방이 아닌 요즘의 커피 전문점 ‘cafe’에서 coffee 메뉴판을 보면 커피 종류가 다양하고, 그 이름들이 어렵고 복잡하고 헛갈린다. 다방 이름도 다방에서 Cafe로, 세월 따라 이름도 변해가면서 복잡해만 진다. 다방을 주름잡던 그 옛날 청춘들에게는 나이만큼 세월의 무상함과 서글픔과 아쉬움이 몰려온다.
커피 꽃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Always be with you)’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커피 한 잔에는 반드시 꽃향기가 담겨 있으므로 꽃향기가 풍성한 커피가 좋은 커피라고 한다. 요즈음의 비싸고 다양해진 커피 맛과 향이 과연 옛날 다방의 낭만적인 커피 맛보다 더 좋다고 누가 함부로 쉽게 말할 수 있겠는가? 다방 족보에도 없었지만, 계란 노른자위까지 곁들여서 주던 모닝커피…. 커피도 마시고 몸보신도 하고 그렇게 다방은 정말 즐겁고 소중한 장소였다. 커피 한잔을 하고 마담의 거대한 환송을 받으며 다방 문을 나설 때의 흐뭇함을 요즘 사람들이 알 수 있을까?
<송원봉 약력>
▲ 문학과 비평으로 등단
▲ 광주문인협회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