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된 광주가 의연하게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구했다.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보수 성향 기독교 단체의 기도회가 큰 물리적 충돌 없이 마무리된 것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을 추종하는 극우 참가자와 감정적인 대응을 피한 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냉철함을 유지했다. 헌정을 유린한 자들에게 법치와 정의를 보여줬다.

전두환의 1980년 5·17 계엄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광주에서 최대 규모 집회였다. 주최 측 추산 1만여 명이 참석해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지에서 ‘줄탄핵이 국회 권한? 계엄은 대통령 권한’, ‘탄핵 무효 이재명 구속’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이나 태극기, 성조기 등을 손에 쥐고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쳤다. 계몽령을 통해 국민을 일깨웠다며 황당한 궤변을 이어갔다.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시민총궐기대회를 갖고 탄핵을 촉구했다. 2만여 명이 몰려 상대를 제압하고도 남았으며, 광주를 자극해 혼란을 노린 불순한 도발에 참기 힘든 분노가 치밀었지만 차분하게 응수했다. 비폭력, 평화적 시위 문화로 ‘불법 내란이 불가능한 나라’를 만드는 초석을 다졌다. ‘시민들의 압도적인 결집으로 광주가 뒤집혔다는 거짓을 유포하려 했던 내란동조 선동 세력의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우리가 이겼다.’ 비상행동 측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집회 전 비상행동은 시민의 의견을 모아 “‘당신들의’ 그 위대한 대통령 마음껏 찬양하고 가시라. 다만, 1980년 전두환의 불법 쿠데타에 맞서 피 흘리며 싸운 광주 시민들의 이야기가 기록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을 꼭 방문하길 바란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또한 “가능하면 가기 전, 남도의 따뜻한 음식도 맛보시고 다음에는 여행자로 찾아달라”고 밝힌 바 있다.

45년 전에도 그랬듯 광주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굳건히 수호해 나갈 것이다. 헌법을 부정하고 내란을 부추기는 이들이 바로 반국가세력이다. 대동 정신으로 강력 투쟁해 승리하고 아름다운 나라를 후손들에 물려주는 사명을 부여받았다. 최후의 보루 광주가 대한민국을 지켰다. 질서 있고 차분하게 시민들이 광주를 지켰다. 앞으로도 역사의 퇴행을 막기 위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