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의회에 따르면 한 의원이 2022년 7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71차례에 걸쳐 관용차를 단독으로 사용했다. 회기 중에는 단 3회로 대부분 비회기 중 벌어진 일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의회는 ‘제 식구 감싸기’ 식 태도를 보였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각급 행정기관의 차량은 정당한 사유 없이 사적으로 이용할 수 없으며, 반드시 공무용 임을 표시해야 한다. 남구의회는 사무국과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행사나 회기 중 활동으로 공식 업무를 제한하고 있다. 주민들도 분노하고 있는 것은 의회의 대응이다. 별도의 징계 없이 시정 요청과 함께 구두 경고로 상황을 마무리한 것이다. 지난해 제9대 후반기 원구성 이후 의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제기되자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공식 행사 외 자제해 달라는 내부 방침을 마련했다며 쉬쉬하고 있다.

지방자치 30주년이다. 잊을 만하면 의원의 도덕성, 자질 부족이 불거져 사회문제가 되곤 한다. 최근에도 북구의회 의원 6명은 사무국에 중복된 ‘의정활동 참고’ 자료를 동시다발적으로 요구, 공무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고, 서구의회는 여성 공무원에게 “승진하려면 외모가 중요하니 성형해야 한다”는 성희롱성 발언으로 징계 절차가 착수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남구의회 해당 의원은 “민원 현장을 비롯한 의정 활동 목적으로만 차량을 이용했다”며 “법에 저촉되는지 알지 못했다”고 둘러댔다. 지방의원들은 특권층이 아니다. 갑질을 넘어서 초갑이라는 비판까지 달게 받아야 할 것 같다.

공무원들은 의원의 불법하고 일방적인 요구를 무시하기 힘든 구조다. 공무용 차량의 운영 및 사용 기준을 더욱 명확히 해야 한다. 의회 스스로도 엄격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동료라고 무조건 싸고 도는 행태가 근절되지 않아 눈꼴스런 일탈이 이어지고 있다. 오죽하면 ‘없는 게 낫다’는 비아냥이 나오겠나. 주민 눈높이에 맞는 의정 활동에 충실해야 한다. 기본 품위를 망각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