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가 올해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추진 중인 시설관리공단 설립이 의회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12일 남구의회에 따르면 제309회 임시회 회기 중인 이날 기획총무위원회는 조례안 및 일반안건 심사에서 ‘광주시 남구 시설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처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조례안은 공공 시설물 관리와 민간 위탁 업무 비용 절감 등을 위해 남구가 올해 조성하고자 하는 시설관리공단의 설립·운영에 필요한 법적 근거다.

기획총무위원회는 오전 10시10분께부터 해당 조례안에 대해 논의했는데, 1분여만에 한 의원이 정회를 요청했다.

정회는 무려 2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는 정회 전 기획총무위원회 소속 위원 5명의 입장이 어떠한 결론도 쉽게 내릴 수 없는 반대 2명, 찬성 2명, 보류 1명으로 나뉘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찬성 측 의원들은 시설관리공단 설립 타당성을 검토하는 용역의 예산안이 의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만큼,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반대 측은 공단 설립이 취지와 달리 재정 부담을 초래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이사장 선출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길 기획총무위원회 위원장은 오후 12시15분께 회의를 재개하며 “의원들과 충분히 협의한 결과 처리를 보류하기로 했다. 오는 3월12일 개회하는 제310회 임시회에서 논의 후 가결한다”고 밝혔다.

한 남구의원은 “최근 도시재생협력센터 이사장 선정 과정에서 내정자가 있었다는 얘기가 돌았는데 결국 현실이 됐었다”며 “남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도 정해졌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남구는 지난 2018년부터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2020년 지방공기업평가원의 설립 타당성 예비 검토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에 남구는 2022년 6월 ‘시설공단 설립 기본계획’을 수립, 이를 바탕으로 재검토를 요청했고 이듬해 5월 타당 판정을 받아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이후 남구는 설립 및 운영에 관한 근거가 될 조례 준비와 함께 기본적인 필요 인력 구상에 착수했다.

현재 시설관리공단에 대한 남구의 인원 구상안은 3개팀·59명이고 ▲체육(남구다목적체육관·봉선테니스장) ▲환경(종량제 봉투·음식물 납부 필증 판매) ▲문화(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교통(유료공영주차장) ▲기타(남구종합청사·현수막 지정게시대) 등 5개 부문·7개 사업 추진을 준비 중이다.

조례가 제정된 후에는 속도를 붙여 오는 6월 이사장 임명을 마치고 행정안전부에 설립 보고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획총무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남구의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남구 관계자는 “조례안 제정은 공단 설립의 마지막 단계로 볼 수 있다”며 “이번 보류로 큰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지만 일정이 1-2달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