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부터 지방의원들도 후원회를 통한 후원금 모금이 가능해진 가운데 올해 1월 말 기준 후원회 설치 지방의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광주·전남 기초의회가 17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의원(광역+기초) 후원회 설치율이 광주 9.8%, 전남 13.6%에 머문 데다, 전국 평균도 9.2%에 불과해 ‘의정 활동 활성화’라는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5일 나라살림연구소가 발표한 ‘전국 지방의원 후원회 설치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광주의 경우 지방의원 정수 92명 중 9명이, 전남은 308명 중 42명이 후원회를 설치했다.

이는 전국 지방의원 후원회 설치율 평균 9.2%에 비해 광주는 0.6%p 전남은 4.4%p 높은 것이다.

하지만 정치후원금 양지화, 청년 등 경제적 약자들의 지방정치 참여 확대 등을 통한 의정 활동 활성화라는 제도 도입 취지를 감안하면 지방의회 후원회 설치율은 전체적으로 매우 낮은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 광주·전남 지방의원 후원회 설치율을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으로 세분해 보면 광주의 경우 광역의원 정수 23명 중 4명(17.4%), 기초의원 정수 69명 중 5명(7.3%)으로 조사됐다.

전남은 광역의원 정수 61명 중 16명(26.2%), 기초의원 정수 247명 중 26명(10.5%)으로 나타나 광주에 비해 전남지역 지방의원들의 후원회 설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광주·전남 모든 지방의회를 통틀어 후원회 설치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여수시의회로 정수 26명 중 15명(57.7%)이 후원회 설치를 완료했다. 여수시의회의 이 같은 후원회 설치율은 전북 완주군의회 72.7%(11명 중 8명)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여수시의회에 이어 광주·전남에서 두 번째로 후원회 설치율이 높은 지방의회는 목포시의회로 정수 22명에 5명(22.7%)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후원회를 설치한 의원이 단 1명도 없는 광주·전남 기초의회는 17곳에 달했다.

광주의 경우 5개 기초의회 가운데 유일하게 남구의회 의원들의 후원회 설치율이 0%를 기록했다.

전남은 22개 기초의회 가운데 강진·고흥·곡성·구례·담양·보성·신안·영광·영암·완도·장성·장흥·진도·함평·해남·화순 등 16개 지방의회의 후원회 설치율이 0%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방의원 후원회 설치율이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지방의원 개인의 설치 의지와 함께 지방의회별 의정 활동 문화의 정도 차이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의원들의 후원회 설치가 활성화되지 못한 것과 관련, 나라살림연구소는 “후원회 설치와 후원금 사용 등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지방의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며 “후원회 설치·모금, 기부금 사용 등을 지방의원들에게만 맡겨 놓지 말고 지방의회와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나라살림연구소는 또 “지방의원 후원회 설치는 결국 필요한 의정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에 필요한 비용을 후원금으로 사용하는 것인 만큼 이들이 원활한 의정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정당 차원에서도 가능한 역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7월 도입된 지방의원 후원회 제도는 개정된 법에 따라 광역의원의 경우 연간 5천만원, 기초의원의 경우 연간 3천만원을 모금할 수 있다.

후원인은 연간 모든 후원금을 합해 2천만원을 초과해 기부할 수 없고 1개 후원회 기준 광역의원은 200만원, 기초의원은 100만원 한도 내에서 정치후원금 기부가 가능하다. 기부한 정치후원금은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