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3 지방선거가 1년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전남지사 후보군의 물밑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의 3선 도전에 다선 국회의원들이 도전장을 던지는 형세로 향후 ‘조기 대선’이 현실화될 경우 지방선거 국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후보군의 올해 상반기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지역 정가에서는 재선 도백(道百)인 김영록 지사가 올해 3선 출마 채비를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안정적인 도정 운영 성과와 탄탄한 지역 내 지지도를 바탕으로 3선 도전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수년 동안 ‘호남 정치 복원’을 강조해온 김 지사가 조기 대선 국면에서 ‘호남 주자’로 나설지 여부가 변수다. ‘호남 주자’ 가능성에 대해 김 지사는 광주매일신문과의 신년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정치적 뿌리이자 본향, 전남이 호남 정치 복원에 앞장서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낀다. 정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도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심사숙고하겠다”며 고심 중임을 내비쳤다.

특히 김 지사가 12·3 비상계엄 이후 SNS를 활용,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도 ‘호남 주자’로서의 역할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김 지사가 조기 대선 ‘호남 주자’로 나서더라도 이재명 대표의 지지도가 확고한 상황인 만큼 내년 지방선거 출마 카드를 접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몸집’을 키운 뒤 3선 채비를 확고히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이야기다.

김 지사의 대항마로 민주당 전남도당 위원장인 주철현 국회의원(여수갑)의 최근 행보가 두드러진다. 주 의원은 지난달 31일 “지명직 최고위원을 사퇴하고 전남도당 위원장 역할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의원은 “민주당의 심장인 전남도당이 앞장서서 윤석열과 내란 동조 세력이 무너뜨린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완전히 회복하고 기필코 민주정권을 창출해 내겠다”며 조기 대선 준비에 전력할 계획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지역에서는 지방선거 대비용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민주당 전남도당이 올해 초 김영록 지사의 제주항공 참사 추모공원 구상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며 ‘견제구’를 날린 배경에 주 위원장의 정치적 의중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4선인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은 일찌감치 전남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당분간 조기 대선 준비에 주력하는 한편, 지역 언론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등 지역 내 세 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도의원·나주시장을 지낸 3선 신정훈 의원(나주·화순)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신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때 김영록 지사와 민주당 경선 후보로 경쟁한 바 있다.

전남도의원·무안군수를 역임한 3선의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의 경우 꾸준히 전남지사 후보군으로 분류됐지만 최근 향후 선출직 출마에 일정 부분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심에 귀추가 주목된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탄핵 정국으로 인해 민주당내 전남지사 후보군들의 움직임은 정중동의 상황이지만 물밑에서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기 대선 성사 여부에 따라 전남지사 선거 역시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올해 상반기 지역 정치인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