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인명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되는 ‘콘크리트 둔덕’과 같은 위험 시설 9개가 광주·여수 등 전국 공항 7곳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전국 민간, 민·군 겸용 공항 총 15곳 중 13곳의 항행안전시설을 대상으로 지난 2-8일 실시한 특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별도 조사가 이뤄진 무안국제공항과 미군이 관리하고 있는 군산공항은 자료조사로 대체했다.

점검 대상은 로컬라이저, 활공각시설(GP), 거리측정시설(DME), 전방향표지시설(VOR) 등 4종이었다.

조사 결과 총 7개 공항에서 항공기 충돌 시 쉽게 부서지지 않아 피해를 키울 것으로 우려되는 ‘단단한 재질’의 로컬라이저 시설 9개가 발견됐다.

무안공항처럼 콘크리트 둔덕 형태인 곳은 광주·여수·포항경주공항 등 총 4개소였다. 김해국제공항과 사천공항에는 콘크리트 일부가 땅 위로 튀어나온 구조물이 각각 2개씩 있었고, 제주국제공항에는 H형 철골 형태의 단단한 구조물이 존재했다.

나머지 항행안전시설은 대부분 충격에 부서지기 쉬운 재질로 만들어져 안전성이 확보됐고 성능도 잘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이날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와 같은 기종(B737-800)을 보유한 6개 항공사(▲제주항공 39대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에 대해 실시한 특별안전점검 결과도 공개했다.

랜딩기어, 엔진 등 주요 계통별 정비 이력과 정비절차 준수 및 운항정비기록 상태를 집중 점검한 결과 국적항공사에선 규정을 잘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항공사에선 비행 전·후 점검주기 초과와 결함해소절차 미준수, 승객탑승 개시절차 미준수 등 규정 위반사례가 적발됐다.

국토부는 위반 사항에 대해 개선명령을 내리는 한편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

또 항공사 안전체계를 보다 정밀하게 진단하기 위해 점검 대상을 11개 국적항공사의 전기종으로 확대한 ‘종합안전점검’을 이날부터 이달 말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전국 공항의 관제 등 주요 시설에 대해서도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한 후 안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로컬라이저에 대해선 이달 중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연내 완료를 목표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같은 날 발표한 2025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콘크리트 둔덕처럼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물은 철거하거나 재시공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무안공항의 둔덕이 설치·개량되는 과정에서 위반 논란이 불거진 공항 건설·운영 지침은 검토를 거쳐 올해 상반기 중 개정한다는 방침이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