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이십사년 십이월 삼일밤부터
그만의 자유가 총이 되어 우리를 향할 때부터
광장의 바닥에서
외치고 노래한다.
키세스 키세스 키세스

그만의 자유가 법 위에서 칼을 휘두를 때부터
밤이 깊고 어두울수록 가장 빛나는 것을 흔들며
아스팔트 바닥에서
외치고 노래한다.
키세스 키세스 키세스

나의 작은 불빛이 우리가 되고 물결치는 별들
눈 내리던 아스팔트, 은박담요 키세스의 기도
기억할게 그 따스함
기억할게 그 온기를
키세스 키세스 키세스

노랫말이다. 한남동 앞에서 폭설이 내린 날 밤을 은박담요를 뒤집어쓰고 지새운 민주시민들에게 바치는 노래다.

12.3 비상계엄령 이후, 알 수 없는 불면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1980년 ‘서울의 봄’ 이후 다시 헌법 위에서 군림하고 국민에게 총을 겨누는 대통령을 마주하고 있으니, 전 국민이 불안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깊은 잠을 잘 수가 없다. 이 비상시국에 제주항공기 사고로 가족과 친구를 잃은 슬픔까지 겹친 겨울이다. 우리는 어두워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역사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엄마,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 누가 제일 나쁘다고 생각해요?”

아들이 물었다.

“윤석열!”

“왜요?”

“지금이 제일 중요하니까!”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모임이 있었다. 살아있는 의병들의 모임이다. 밤이 깊었다.

“시민들은 눈 오는 길바닥에서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디, 내란범은 세금으로 관저에서 호강허고 있으니 복창이 터지고 답답허네.”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 “임진왜란만 하것능가! 일제강점기만 하것능가! 이 고통이 6·25전쟁만 하것능가! 아무도 몰랐던 5·18만 하것능가! 1987년까지 아스팔트 위에서 싸우고 견뎌왔는디, 암것도 아녀!” 뜨거운 피가 흐르는 느낌이었다.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올까! 동학에서 광주의 오월까지 연결되는 주권자의 정신과 피가 2025년에도 도도하게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피는 20대 30대의 응원봉으로 빛나고 키세스 우주전사가 되어 어두운 터널을 눈이 부시도록 환하게 밝히고 있다. 우리는 나라가 위태로우면 집에서 가장 밝은 것을 들고나오는 대한민국 국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