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6명이 사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참사 3주기를 맞아 오후 3시 공사 현장에서 추모식이 열린다.

3주기를 맞는 동안 전면 철거가 완료돼 재건축이 시작됐고 오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만큼 사태 마무리의 반환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참사 책임자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판결은 1심조차 나오지 않았고 법인에 대한 행정 처분도 이뤄지지 않았다.

◇추모식 2027년까지 이어질 듯

9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화정아이파크 유가족협의회 주관으로 열리는 3주기 추모식은 ▲희생자 추모 묵념 ▲추모사 ▲해체(철거)공사 완료 보고 및 향후 계획 발표 ▲헌화 순으로 진행된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이강 서구청장을 비롯한 유가족 등 70여명이 참석한다.

유가족협의회는 당초 재건축이 본격화되면 현장 추모식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올해로 공식 행사를 마무리 지으려 했으나 최근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이 목숨을 잃은 것을 보고 계획을 변경했다.

안정호 화정아이파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참사가 근절되기 위해선 이 사회가 각각의 이유로 억울하게 생명을 잃은 희생자들을 잊지 않아야 한다”며 “지속·상시적으로 추모할 수 있는 공간과 함께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 그리고 엄격한 법 집행을 통해 본보기가 세워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유가족들은 서구청과 HDC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에 재건축이 완료되는 오는 2027년까지 추모식을 이어가자고 요청했으며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유가족들이 요청했던 ‘추모 공간’에 대한 논의도 수년째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본격 재건축…A1 추진단 상당수 철수

추모식 후 현산은 재건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023년 7월 시작된 해체 공사는 약 17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완료됐다. 이후 한국시설안전협회가 진행한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상가 존치부’의 안전성이 확인됨에 따라 현산은 이 상태로 재건축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현산은 현장에 내려졌던 ‘작업 중지 명령’ 해제에 착수했고 지난달 중순께 절차가 모두 완료됨에 따라 곧바로 재건축을 시작했다.

재건축 완료 목표 시점은 2027년 상반기이며, 새롭게 지어진 아파트에는 화정아이파크라는 이름 대신 ‘센테니얼’이 붙는다.

한 세기가 지나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집이라는 의미가 담긴 이름을 위해 현산은 재건축 단계에서 구조체 품질 강화와 함께 콘크리트 강도를 상향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산은 철거가 마무리됨에 따라 현장에 상주했던 A1 추진단의 인력 상당을 본사에 복귀시키기로 했다.

◇20일 예정 1심 판결 결과 ‘주목’

화정아이파크 붕괴 참사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법인 3곳(현산·㈜가현건설산업·㈜건축사무소광장)과 피고인 17명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20일 이뤄진다.

앞선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전원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강조하며 현산 소속 당시 현장 소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나머지 피고인에 대한 구형량은 금고 2년-징역 10년이며, 법인에겐 현산 10억원, 가현건설 7억원, 광장 1억원의 벌금이 구형됐다.

1심 판결 이후 서울시는 미뤄놨던 현산에 대한 행정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서울시에 등록 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을 내릴 것을 요청했다.

다만, 행정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법적으로 이의 신청을 할 수 있기에 현산이 그대로 수용할 진 미지수다.

한편 지난 2022년 1월11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선 콘크리트 타설 중이던 201동 건물 39층 바닥부터 23층까지가 한꺼번에 무너져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주성학 기자